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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클린]악플대신 선플…'착한 가면' 쓸래요

[따뜻한 디지털세상]u세상, 행복나누기-'위례초등' 네티켓 수업현장

정현수 기자  |  2008.11.06 10:25
[따뜻한 디지털세상]u세상, 행복나누기-'위례초등' 네티켓 수업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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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둔촌동에 위치한 위례초등학교 6학년 8반 교실. 왁자지껄하게 떠들던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30명 남짓한 아이들은 저마다 칠판 옆에 위치한 스크린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지난 4일 온라인 게임업체 넥슨이 위례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주최한 '기분 좋은 네티켓 수업' 현장이다.

넥슨이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네티켓 수업은 전국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전문가들이 직접 찾아가 건전한 게임 이용법과 올바른 사이버 윤리를 가르치는 캠페인이다.

이 날도 학생들은 강사의 설명에 열심히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학생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악성댓글이나 게임중독과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자 학생들은 마치 자기들의 일인 양 강사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일방적으로 수업을 듣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궁금했던 점을 강사에게 수시로 물어보는 등 자발적인 분위기가 이어졌다.

◇"악성 댓글 달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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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수업은 크게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사이버 공간의 문제점과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본 각종 부작용, 그리고 게임 중독의 위험성과 대처법에 대한 내용이었다.

학생들은 사이버 공간의 문제점에 대해서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연예인의 자살로 악성 댓글 등 사이버 공간의 문제점을 인식하는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어린 학생들에게도 여과없이 노출되는 음란물의 실태라든지 개인정보 도용 문제 등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어린 학생들에게는 낯선 저작권법과 명의 도용 이야기도 쉽게 풀어서 학생들에게 전해졌다. 학생들은 차분히 수업을 경청했다.

이 날 수업을 들은 조승희(초등6년·13)양은 "이번 수업을 통해 악성댓글의 위험성과 인터넷에서 일어나는 여러 나쁜 일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며 "앞으로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강사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리디아의 왕 가이게스의 이야기를 들려주자 학생들의 눈망울이 초롱초롱해졌다. 신화에 따르면 '가이게스의 반지'는 착용하면 투명인간이 될 수 있다는 요술반지다. 인터넷이라는 요술반지를 나쁜 목적으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어, 내 이야기인데?"

이날 수업에서 학생들이 가장 관심을 보였던 것 중의 하나가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본 사이버 공간의 부작용과 그에 따른 문제점이었다.

악성댓글로 자살까지 한 한 여학생의 이야기, 학생들이 많이 즐기는 온라인 게임의 아이템 사기 사건, 부모님의 명의를 도용하는 문제 등의 사례가 이어지자 학생들은 순간 동요했다.

특히 사고 싶은 물건이 있어서 부모님의 주민등록번호로 인터넷 사이트에 가입하게 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의 벌금에 처해진다는 내용 등 법률적인 문제에 대한 설명을 들은 학생들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실제로 자신들이 보고 듣고 경험했던 문제들이 사실은 법을 어기는 행위고, 심지어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어린 학생들의 인터넷 이용률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데 반해 관련 네티켓 교육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강사로 나선 YMCA 강남 수련관의 양진화(28) 간사는 "학생들이 관련 내용을 잘 알지 못해서 발생하는 사이버 범죄가 실제로 많다"며 "꾸준한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는 사이버 범죄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는 비단 한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네티켓 교육이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특히 인지력이 부족한 초등학생들의 경우에는 네티켓 교육이 더욱 절실하다는 설명이다.

◇"게임 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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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은 이날 수업에 앞서 위례초등학교 6학년 2개반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학생들의 게임 중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설문조사였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생들은 하루 평균 90분 동안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두 시간이 넘도록 게임을 즐기는 학생들도 상당수였다. 그만큼 저학년들의 게임중독 문제가 심각함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날 수업에서도 강사는 스크린을 통해 인터넷·게임 중독을 체크할 수 있는 간단한 화면을 학생들에게 보여줬다. 여러 선으로 구성된 화면이 겹쳐보이면 그만큼 인터넷과 게임을 많이 즐긴다는 것을 나타내는 화면이었다. 화면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표정이 무거웠다.

이어서 강사가 학생들에게 던진 질문에 돌아오는 학생들의 대답이 압권이었다. 게임을 즐기다보면 시간이 잘 가냐는 질문에 학생들로부터 "10분 정도 한 거 같은데 한 시간이 지나버렸다" "하루종일도 할 수 있어요"라는 대답이 쏟아졌다.

온라인 액션레이싱 게임인 '테일즈런너'를 즐긴다는 한 학생은 "친구들이랑 PC방에서 게임하다가 시간이 너무 지나버려 부모님으로부터 혼난 적도 많다"고 말했다.

양진화(28) 간사는 "적절한 시간 동안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며 "다만 매일매일 컴퓨터 활용 일지를 적어 스스로 게임 이용 시간을 관리할 수 있는 자제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넥슨은 이처럼 학생들이 온라인 게임을 즐기면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에는 14회에 걸쳐 전국 초중고등학교 4000여명을 교육한 데 이어 올해말까지 추가로 10여차례 네티켓 교육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넥슨 관계자는 "꾸준히 네티켓 교육을 실시해 학생들의 사이버 공간을 정화시키고 과도한 게임 이용으로 인한 사회적 부작용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