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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썰, 유아 먹방… '부적절' 영상 판치는 유튜브

[u클린 2019]⑤불법·유해 창구 된 유튜브- 부적절 영상 범람… 관리 강화 요구 잇따라

서진욱 기자  |  2019.08.28 04:00
[u클린 2019]⑤불법·유해 창구 된 유튜브- 부적절 영상 범람… 관리 강화 요구 잇따라
따뜻한 디지털세상을 만들기 위한 u클린 캠페인이 시작된 지 15년이 지났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공유경제 등 급진전되는 기술 진화가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것으로 기대되지만, 한편으론 기술 만능 주의로 인한 심각한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지능화 시대에 걸맞는 디지털 시민의식과 소양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올해 u클린 캠페인은 부작용 없는 디지털 사회와 이를 위해 함양해야 할 디지털 시민 의식과 윤리를 집중 점검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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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유튜브에 '신림동, 소름돋는 사이코패스 도둑 cctv 실제 상황'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한 남성이 섬뜩한 피에로 가면을 쓴 채 원룸 복도를 서성이다가 한 현관문 앞에 놓인 택배를 가져가는 모습이 담겼다. 이 남성은 현관문에 귀를 대고 비밀번호 잠금장치를 해제하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신림동 피에로 도둑'으로 불린 이 영상은 올 5월 발생한 신림동 강간 미수 사건 영상과 유사해 큰 논란이 됐다.

경찰 수사 결과 신림동 피에로 도둑 영상은 스타트업 대표 최모씨(34)의 자작극으로 밝혀졌다. 최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택배 배송지 공유 업체를 홍보하기 위해 영상을 촬영했다. 그는 사과문에서 "돈이 없으니 효과적인 홍보가 필요했고 곧장 유튜브 콘텐츠를 떠올렸다"며 "무서운 영상으로 '이런 무서운 택배 도둑은 없어야 한다!'는 식의 영상을 제작하려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최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관련 법률을 검토해 처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가 불법·유해 콘텐츠의 온상이라는 질타를 받고 있다. 전 국민이 사용할 만큼 대중적인 서비스 기반을 확보한 것에 비해, 플랫폼 관리 노력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주요 매체로 거듭난 유튜브의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한 운영 및 관리 체계를 구축하라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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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유해 영상 넘쳐나는 유튜브… 불법 아닌 '불법 썰'= 27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 따르면 방심위가 구글(유튜브 운영사)에 유튜브 접속차단 조치를 요구한 시정요구 건수는 2017년 615건에서 지난해 1125건으로 83% 증가했다. 지난해 시정요구를 위반 유형별로 보면 음란·선정 266건, 불법 식·의약품 256건, 권리침해 13건, 기타 법령 위반 590건으로 나타났다. 기타 법령 위반에는 불법 무기류, 불법 금융, 문서위조, 차별·비하, 해킹·바이러스 등 사례가 포함된다.

방심위 관계자는 "구글과 적극 협력하면서 불법·유해 콘텐츠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사회적 논란을 야기한 사안에 대해 중점 모니터링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튜브에서 생성되는 콘텐츠 분량이 방대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모든 내용을 살펴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방심위에 따르면 분당 400시간에 달하는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온다. 2시간 분량 영화 200편이 60초마다 추가되는 셈이다.

불법·유해 의심 콘텐츠라도 불법성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즉각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유튜버들의 '불법 썰' 영상이 이런 사례다. 불법 썰 영상은 성매매, 폭력 등 불법행위를 주제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과거 자신의 경험을 말하거나 성매매 업소를 직접 찾아가는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된다. 이를 통해 조회수, 구독자를 늘려 수익 창출을 노린다. 그릇된 가치관을 퍼뜨리고 모방행위를 양산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불법행위 영상을 노출하지 않아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유튜브에서 관련 키워드, 유튜버를 검색하면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해당 영상을 시청하면 유튜브 콘텐츠 추천 시스템 특성상 비슷한 영상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 유튜브와 달리 네이버, 다음에서는 관련 키워드를 입력하면 청소년에게 노출하기 부적절한 내용을 제외한 검색 결과를 보여준다. 회원 로그인으로 성인 인증을 거쳐야 모든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다.

지난 1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불법 썰 영상 유통을 차단하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제안자는 "불법적인 일을 하면서 버젓이 유튜브에 자랑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유튜버들을 조사하라"며 "10대 청소년들의 꿈이 유튜버인 시대에 이런 영상을 유튜브에 버젓이 올려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현재 1만명이 넘는 누리꾼이 청원에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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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르는 아동 학대 논란… "정부 규제 집행력 강화해야"= 어린이가 등장하는 키즈 채널을 둘러싼 아동 학대, 범죄 노출 논란도 유튜브가 촉발한 부작용으로 꼽힌다.

조회수 증가와 수익 창출을 위해 자녀에게 무리한 행동을 요구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구독자 70만명이 넘는 ‘XXXTV’는 6월 초 대왕문어 먹방 콘텐츠를 올렸다가 아동 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6살 쌍둥이가 통째로 삶은 대왕문어를 먹는 영상이다. 시청자들은 아이들이 힘겹게 문어다리를 먹는 수준에 아동 학대라고 지적했다. 질타가 쏟아지자 영상을 제작한 아이들의 아버지가 사과문을 올리고 영상을 삭제했다.

또다른 키즈 유튜브 채널은 미취학 아동에게 아이를 임신해 출산하거나 실제 도로에서 장난감 자동차로 운전하는 상황을 연출했다가 경찰 고발되기도 했다. 서울가정법원은 부모에게 아동보호 전문기관 상담을 받으라는 처분을 내렸다.

구글은 미성년자 콘텐츠 관련 논란이 잇따르자 유튜브에 적극적인 사전 조치를 도입했다. 6월부터 만 14세 미만 어린이가 보호자 없이 라이브 스트리밍(생방송)을 진행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유튜브 정책상 만 14세 미만은 유튜브 키즈가 아닌 일반 계정을 소유할 수 없다. 구글은 미성년자가 등장하는 영상의 경우 댓글 기능 사용을 중지했고, 콘텐츠 제한 범위도 확대했다.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불법·유해 콘텐츠 유통을 즉각적으로 금지할 수 있도록 정부의 규제 집행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전 세계적으로 금지된 사안에 대해선 국내외 사업자 차별 없이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유해 여부가 모호한 콘텐츠에 대해선 유튜브와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