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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클린]무서운 '초딩'? "나쁜 줄 몰랐어요"

10대 인터넷 이용률 최고…눈높이 맞는 체험형 윤리교육 절실

강미선 기자  |  2011.10.13 05:00
10대 인터넷 이용률 최고…눈높이 맞는 체험형 윤리교육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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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 무한한 자유가 보장되는 공간이다. 어떤 곳에 접속하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고 마음대로 글을 올릴 수 있다."

"인터넷에서는 자신의 외모나 행동보다는 글 수준에 따라 평가받는다. 이러한 특성을 익명성이라고 한다." "맞으면 오, 틀리면 엑스를 써주세요"

지난달 27일 서울 중랑구 신묵초등학교 실내체육관. 300여명의 5·6학년 초등학생들과 학부모 30여명이 모여 고심하며 'OX퀴즈'를 풀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올해부터 진행하는 '학부모와 함께하는 인터넷윤리 골든벨 퀴즈대회' 현장이다.

네티켓 기본원칙, 사이버 명예훼손, 사이버폭력 예방 등 인터넷윤리에 대한 다양한 문제들이 나올 때 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머리를 맞대 답을 적었다. 정답이 발표될 때면 아이들 얼굴에 희비가 갈렸지만 반짝이는 눈빛은 한결같다. 각종 캐릭터 복장을 한 강사들이 정답자에게 문화상품권을 줄 때면 반응은 폭발적이다.

혼자 방 안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게임을 하고 댓글을 달며 키득거리던 아이들이 '사이버공간' 밖으로 나왔다. 퀴즈를 푸는 사이 그 때 내가 무심코 클릭했던 사이트가 유해사이트였다는 걸 깨닫고, 얼마전 친구들과 메신저로 주고받았던 A연예인에 대한 얘기가 '신상털기' 같아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

이날 퀴즈대회에 참가한 이수빈(5학년)양은 "퀴즈로 인터넷 윤리에 대해 배워보니 그동안 몰랐던 것도 쉽게 이해되고 재미있다"며 "이런 게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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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인터넷 이용률 99.9%…'최고'

우리나라 만 3세 이상 인구의 인터넷이용률은 2003년 65.5%에서 지난해 77.8%로 늘었다. 주당 평균 이용시간은 13.9시간. 특히 10대의 이용률이 99.9%로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높다. 요즘 아이들이 펜보다 마우스를 빨리 잡을 정도로 인터넷환경에 노출돼 있다는 얘기다. 초딩이란 말도 인터넷에서 초등학생을 지칭하는 말로 시작되었다

명예훼손, 사이버폭력, 개인정보 침해 등 인터넷에서 비롯된 사회적 병폐는 해묵은 과제지만 인터넷 윤리교육은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특히 누구보다 인터넷 유해 환경에 대한 면역력이 부족한 어린이들에 대한 교육이 시급하다. 실제 인터넷에 허위사실을 올리거나 다른 사람을 비방한 이들의 숫자는 10대가 전체 네티즌 평균보다 2배 이상 많다. 인터넷환경에서 댓글이 습관이 되다보니 어린 학생들이 글을 쓸 때나 글을 말로 옮기는 과정에서 그 파급력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학교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인터넷 자료를 최소한의 주석도 달지 않고 무심코 베껴쓰는 경우도 많다. '지적재산권'이 무슨 말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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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렬 KISA 원장은 "가수 타블로가 학력 위조 누명을 쓴 것이나 배우 최진실씨가 악플에 고통받다 자살한 사건에서 알 수 있듯 온라인 폭력의 파괴력이 엄청나다"며 "의외로 인터넷공간이 실제 공간과 다르다고 생각하는 어린이들이 많은데, 어린이들이 인터넷을 처음 접할 때부터 올바른 윤리관과 이용습관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폰 확산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악플'의 파괴력이 더 커지면서 각종 루머가 댓글을 통해 양산되고 전파되는 시스템과 폐해에 대한 예방 교육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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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윤리 '현장·체험' 교육 절실

이날 KISA가 마련한 '인터넷윤리 골든벨 퀴즈대회'는 주입식 이론 중심의 어린이 인터넷 윤리교육을 생생한 현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전국의 학교를 직접 찾아가 퀴즈를 통해 인터넷 윤리를 전파하고 있다. 현장의 수요도 폭발적이다. 올 초 신청을 받은 결과 당초 계획 65개를 훌쩍 넘은 전국 200여개 학교가 몰렸다.

최숙자 신묵초등학교 교감은 "인터넷을 포함한 기본적인 윤리교육을 학교차원은 물론 학부모지도를 통해서도 실시하고 있지만 전문성 면에서는 많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전문적인 기관에서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보다 와 닿는 교육을 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애들에게 따분하고 지루한 방식으로 접근하며 효과가 없다"며 "체험형 교육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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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의 바람도 크다. 한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아이를 볼 때면 왠지 모르게 불안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지도해야할 지 막막하기 때문이다.

이날 퀴즈에 참가한 학부형 김옥희씨(38)는 "애들이 퀴즈를 풀면서 직접 생각을 많이 하기 때문에 돼 막연히 알던 것을 자기 것으로 체화할 수 있는 것 같다"며 "학교 정규 교육과정에 애들 눈높이에 맞는 체험형 인터넷 윤리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부형 김미정씨(41)는 "하루 종일 애를 지켜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유해정보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해도 애들이 들어가고자 하면 어떤 유해사이트도 접속할 수 있다"며 "게임이나 퀴즈 형식 뿐만 아니라 직접 아이 본인이 악플의 피해자가 돼 보는 역할극 형식의 인터넷 윤리교육도 현장에서 활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