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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클린]"싸우는 게임은 하면 안 돼요"

김상희 기자  |  2011.09.30 14:45
"저요 저요"

어린이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유치원 안에 울려 퍼졌다. 담당 교사가 "선생님이 인터넷 사용할 때 지키기로 한 약속이 무엇이지요?"라고 묻자 어린이들은 서로 지지 않으려고 큰소리로 답을 했다.

"모니터에 가까이 가지 않아요", "음식 먹으면서 컴퓨터를 하면 안돼요", "시간을 정해놓고 해야 돼요" 등 저마다 배웠던 내용을 자신 있게 대답했다.

◇"싸우는 게임은 하면 안 돼요"

지난 5일 경기도 김포시 양촌면에 위치한 신양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서는 원생들을 대상으로 바른 어린이 네티즌 양성 수업이 진행됐다.

이 수업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만들기 위해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신양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선정한 '선진 인터넷 유치원' 중 한 곳이다.

수업은 교실 앞에 비치된 TV를 보며 인터넷 건강 체조를 따라하는 것부터 시작됐다. 아이들은 선생님과 함께 TV 속 방귀대장 뿡뿡이, 어린이 친구들을 보며 열심히 체조를 따라했다.

자리에서 일어난 어린이들은 손목을 돌리고, 서로의 어깨를 주무르는 동작을 했다. 컴퓨터를 장시간 이용할 때 생길 수 있는 피로와 몸의 이상을 예방하기 위한 습관을 길러주기 위한 것이다.

체조가 끝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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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익숙한 '우유송'에서 가사를 바꾸는 놀이부터 시작됐다.

'콜라 싫어, 사이다 싫어' 등의 가사에서 콜라와 사이다 부분을 빈칸으로 만들어 채우는 놀이였다.

'나쁜 사이트 싫어', '컴퓨터 오래하면 싫어' 등의 가사를 채운 후 '우유 좋아' 부분을 '네티켓 지켜'로 바꿔 다 같이 따라 불렀다.

놀이는 빙고 게임으로 이어졌다. 방법은 기존의 빙고게임과 같다. 빙고 놀이판의 각 칸에는 숫자 대신 컴퓨터와 인터넷 사용 시 지켜야 할 25가지 에티켓이 채워져 있다. 게임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서로 한 가지씩 얘기하며 먼저 일렬로 된 5가지를 채우는 쪽이 이기게 된다.

놀이시간 이후는 발표시간이었다. 발표에 나선 김예림(7) 어린이는 과제를 해온 스케치북을 꺼냈다. 예림 어린이는 친구들 앞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때 지킬 약속을 발표했다.

크레파스로 그린 그림과 한 글자씩 또박또박 쓴 글자를 보며 "욕은 안되고 바른말만 사용해요", "게임에 지더라도 슬퍼하지 않아요", "싸우는 게임은 하지 않아요" 등의 내용을 약속했다.

지도를 맡은 황희선 교사는 "예전에는 유치원생들이 쥬니버, 야후 꾸러기 등 어린이 콘텐츠를 사용하는 비중이 높았으나, 최근에는 형들이 하는 폭력성 있는 게임도 따라한다"며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 어린 시절부터 바른 인터넷 사용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고 말했다.

◇"선플이라는 단어도 모르던 제가 달라졌어요"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위치한 호곡 중학교. 교문에 들어서 운동장을 지나면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 방인 '공감터'가 나온다. 5일 공감터에는 20여명의 학생들이 모여 한창 토론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지원하고 있는 동아리활동 '아름누리' 단원들이다.

공감터의 가장자리에는 학생들이 만든 투표판들이 전시돼 있었다. '악플 vs 인터넷 중독', '불법다운 vs 사생활 침해' 등의 내용이 있는 투표판에는 스티커가 가득 붙여져 있었다. 이 투표판들은 아름누리 단원 6명이 1조가 돼 만든 후 호곡 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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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 단원들은 이 투표 결과로 토론을 진행했다.

결과를 보며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앞으로 동아리 활동은 어떻게 진행하면 좋을지 등의 이야기를 나눴다.

아름누리 단원들은 투표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한다.

선플달기 운동, 인터넷 휴(休)요일 운동, 아름다운 정보세상 만들기 손수제작물(UCC) 제작 등을 통해 교내외에 바른 인터넷 사용하기를 알린다.

최근에는 다른 동아리와 연계해 활동 효과를 높이고 있다. 풍물동아리와 함께 올바른 인터넷 사용 포스터 전시 공간에서 공연을 하며 학생들의 흥미를 높이거나, 자연체험 동아리와 컴퓨터 앞을 떠나 자연을 배우는 활동을 진행하기도 한다.

아름누리 단장을 맡고 있는 3학년 손혜린 학생은 "동아리 활동을 하기 전에는 선플이라는 단어조차도 몰랐다"며 "아름누리 활동으로 나부터 시작해 주변 친구들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은영 아름누리 지도교사는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지원금을 동아리 운영에만 사용하지 않고 다른 동아리와 연계활동에 사용해 아름누리가 아닌 학생들도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개발·시행하고 있다"며 "교장 선생님부터 모든 선생님들이 관심을 가지고 건전한 사이버 문화는 작은 실천에서부터 이뤄진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호곡 중학교는 '사이버정보스쿨' 운영을 학교의 역점 및 특색사업으로 선정해 운영하고 있다.

아름누리를 포함 3개 부분으로 나누어 정보화 교육이 진행된다. 매주 목요일 수업 전 15분간 시청각 자료를 활용한 방송 교육과 도덕 수업 시간에 사이버 윤리에 대해 가르치는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교육의 성과를 인정받아 정보화 교육과 관련해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인터넷 처음 배울 때 올바른 습관 체득이 중요"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청소년과 최근 인터넷 이용률이 증가하는 유아의 잘못된 인터넷 사용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각급 교육기관에 보급하고 있다.

유아를 대상으로 한 '선진 인터넷 유치원' 선정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쉽게 배울 수 있는 놀이로 구성돼 있다.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한 어린이에게는 한국정보화진흥원장 명의의 '스마트키즈 자격증'이 발급된다.

초중고등생 교육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진행된다. '정보윤리학교' 운영과 '아름누리' 활동이다. 정보윤리학교는 각 학교가 교육과정을 구성해 전교생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도덕, 윤리 교과와 연계한 정보화 수업 등이 그것이다.

'선진 인터넷 유치원'은 전국 525개 유치원에서 2만2000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진행 중이며, 정보윤리학교와 아름누리는 각각 224개교, 203개교에서 시행되고 있다.

신광우 한국정보화진흥원 정보문화사업단장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사이버일탈행위가 확산면서 인터넷을 처음 배우는 시기부터 올바른 정보이용습관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품격 있는 스마트 정보문화 조성을 위해 다음세대의 주역인 어린이와 청소년의 정보윤리의식 고취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