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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클린]모바일 위치정보 약인가? 독인가?

[스마트문화 만들자]법조항 모호해 경찰·산업계 상반된 해석..가이드라인 필요

정현수 기자  |  2011.05.19 06:15
[스마트문화 만들자]법조항 모호해 경찰·산업계 상반된 해석..가이드라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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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오빠 믿지'. 스마트폰 사용자가 위치한 곳을 상대방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준다는 점 때문에 '악마의 앱'이라고도 불렸다. 그만큼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결말은 좋지 않았다. 지난 1월 경찰은 '오빠 믿지'의 개발자를 불구속 입건시켰다.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위치정보보호법)'에 규정된 신고 및 사용자 동의 절차를 구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개발자는 법조항을 몰랐다고 해명했다.

# 지난 5월 3일 구글코리아와 다음커뮤니케이션 본사에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이 압수수색에 나섰기 때문이다. 압수수색 명분은 위치정보법 위반 혐의였다. 모바일광고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는 것이 경찰측 설명이었다. 관련업체들은 개인을 식별할 수 없는 단순 위치정보만 수집했다며 반발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모바일업계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위치정보법이었다. 위치정보법 적용을 두고 해석이 분분했다. 경찰은 이를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산업계는 경찰이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며 맞섰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법 해석상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정답 없는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위치정보 논란의 핵심은 법 조항에 있다. 지난 2005년 제정된 위치정보보호법은 사업자들의 무분별한 위치정보 수집을 차단하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용어가 모호하다. 위치정보보호법에 따르면 위치정보는 두 가지로 나뉜다. 개인을 식별할 수 없는 단순 '위치정보'와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위치정보'다.

법조항을 살펴보면 '위치정보'의 경우 "이동성이 있는 물건 또는 개인이 특정한 시간에 존재하거나 존재하였던 장소에 관한 정보"라고 규정돼 있다. 반면 '개인위치정보'는 "특정 개인의 위치를 알 수 없는 경우에도 다른 정보와 용이하게 결합하여 특정 개인의 위치를 알 수 있는 개인의 위치정보"라고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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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특정 단말기를 가진 사람이 광화문에 위치하고 있다는 정보는 '위치정보'이고, A라는 개인이 광화문에 위치하고 있다는 내용은 '개인위치정보'가 된다. '위치정보'의 경우 위치기반서비스사업자 신고만 하면 수집이 가능하지만, '개인위치정보'는 약관에 관련 내용을 명시하고 사용자 동의를 구하도록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위치정보의 경우 사실상의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불거진 위치정보 논란은 이 용어를 두고 경찰과 산업계가 서로 상반된 해석을 한 데 따른 결과"라고 말했다. 결국 법조항의 모호성 때문에 사단이 벌어진 것이다.

실제로 지난 3일 이뤄진 구글코리아와 다음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압수수색은 논란의 대상이 됐다. 경찰은 모바일광고 플랫폼 '애드몹'과 '아담'을 각각 운영하는 이들 업체가 사용자들의 동의도 없이 '개인위치정보'를 수집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들 업체는 개인을 식별할 수 없는 단순 '위치정보'라고 밝혔다.

여기서 중요한 내용이 단말기 식별번호, 즉 '맥 어드레스(MAC Address)'다. 맥 어드레스는 단말기가 통신을 할 때 이용되는 식별번호로, 12개의 16진수로 표현된다. 위치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위도·경도의 좌표값과 함께 맥 어드레스도 파악된다. 관건은 맥 어드레스를 통해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맥 어드레스만으로는 개인을 식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맥 어드레스의 경우 스마트폰 외에 노트북, PC 등에서도 이용되는데, 만약 맥 어드레스가 '개인위치정보'라면 지금까지 웹지도 서비스나 내비게이션도 불법을 자행해왔다는 논리가 성립된다고 설명한다.

LBS산업협의회는 "맥 어드레스만으로는 사실상 개인을 식별할 수 없기 때문에 개인위치정보로 봐서는 안 된다"며 "경찰의 조치는 국내 위치정보 분위기를 크게 위축시키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반면 경찰은 맥 어드레스를 다른 정보와 결합하면 개인을 식별할 수 있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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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위치정보를 둘러싼 논란이 과열되고 있는 이유는 위치정보가 모바일산업의 '블루칩'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단말기 정보를 기준으로 위치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면 '맞춤형 광고'가 가능해진다. 밤늦은 시간 인천에 위치한 사용자에게 '인천 대리운전' 광고를 내보낼 수 있는 것이다.

맞춤형 광고가 가능해지면 광고주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광고를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광고업체의 경우에도 광고 효과가 입증되는 만큼 보다 많은 광고주를 유치할 수 있다. 광고 외에도 다양한 상거래와 마케팅에 LBS가 이용될 수 있다. 가트너가 LBS를 차세대 모바일 기술의 핵심으로 지목하고 있는 이유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일부 업체들이 과도한 욕심을 부릴 경우 합법과 불법의 경계가 허물어지기 때문이다. 위치정보가 필요없는 애플리케이션에서도 위치정보를 수집하는 등 무분별한 행태들이 벌어질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정부 차원에서도 위치정보보호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현행 위치정보보호법의 경우 과거 내비게이션 업체나 통신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제정됐다는 점에서 스마트폰 시대에 맞는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팽배하다. 위치정보보호법은 지난 3월 개정됐지만, 스마트폰과는 상관없는 내용으로 이뤄졌다. 스마트폰의 특성에 맞는 법 개정 필요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사업자들이 위치정보보호법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법규위반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판단해 사업자 교육, 홍보를 강화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스마트폰 이용자의 프라이버시 보호와 LBS 산업 육성의 균형을 도모할 수 있는 법, 제도 개선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