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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C시대 저작권 새 패러다임을 열자

[u클린]<5부>온라인저작권문화 이대론 안된다-UCC저작권

성연광 기자  |  2007.03.22 08:55
[u클린]<5부>온라인저작권문화 이대론 안된다-UCC저작권
"손수제작물(UCC)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저작권 패러다임을 열자."

이용자가 직접 제작한 콘텐츠를 뜻하는 UCC 열풍이 뜨겁다. 참여와 공유를 표방하는 웹2.0 패러다임과 맞물려 우리시대 UCC의 확대, 발전은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선 더 이상 UCC 문화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현재 쏟아져나오는 UCC의 80% 이상이 저작권을 침해한 불법 게재물이다. 현재의 UCC문화와 저작권법의 괴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다. 더욱이 최근 지상파 방송 3사가 UCC제작자와 서비스업체들을 겨냥한 법정소송을 경고하고 나서면서 '카피라이트 쓰나미'는 우리사회의 '발등의 불'이 돼버렸다. 하루 빨리 정부를 포함해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UCC 저작권' 딜레마를 풀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21일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된 'UCC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한 컨퍼런스'. 문화관광부가 주최하고 머니투데이가 후원한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학계, 업계, 법조계의 전문가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우리 사회의 핵심 이슈가 된 'UCC 저작권' 문제에 대해 심도있는 토론을 벌였다.

[u클린]연중기획 3년차를 맞아 시작하는 <5부> '온라인 저작권 문화를 정립하자' 시리즈는 이날 'UCC 저작권' 토론회에서 논의된 주요 쟁점과 그 해법에 초점을 맞춰 첫 발을 내딛는다.

2차 저작물과 패러디 '숨통이 필요하다'

남의 저작물의 전부나 일부를 그대로 인용한 UCC는 당연히 명백한 저작권 침해다. 그러나 방송물을 비롯한 타인의 저작물에 창작성을 가미한 형태라면 어떨까. 현재 대부분의 UCC들은 방송물이나 가요 등 기존 저작물에 편집, 편곡, 변형, 각색 등을 통해 창작성을 가미한 2차 저작물이다.

21일 'UCC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한 컨퍼런스'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이대희 성균관대 교수는 "2차 저작물들은 창작성 없이 타인의 저작물을 그대로 이용한 UCC의 탈을 쓴 또 다른 저작권 침해 형태지만 끊임없이 생산되면서 점차 완성도가 높아진다"면서 "이는 웹2.0문화의 핵심인 집단지성을 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권장 돼야한다"는 소견을 피력했다.

한봉조 변호사도 "웹2.0 환경에서 지속적인 저작물의 발전과 확대를 위해서는 연속적인 2차적 저작권 침해 문제는 필수적으로 수반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종전과 다른 미래 지향적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남형두 연세대 교수는 "허락이 없거나 대가없이 무분별하게 나오는 2차 저작물은 원저작자의 2차 저작물 작성권을 침해하게 되는데, 이는 원작자에게 보장된 경제적 수익창출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라며 "2차적 저작물인 UCC가 원작보다 더 경쟁력이 있는 경우, 부당이득이 발생해 경제적 정의측면에서도 왜곡을 불러올 수 있다"고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타인의 저작물을 패러디한 경우도 딜레마를 안고 있다. 원저작자가 패러디를 위한 저작권 이용을 허락할 경우엔 상관없지만, 저작권자의 경제적 손실이 사회적 이익을 넘어서거나, 풍자나 조롱으로 저작권자가 사용허락을 하지않을 경우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

이에 대해 이대희 교수는 "저작물을 매개체로 이용해 저작물 자체나 사회현상을 해학적으로 비판하거나, 비평함으로써 얻게되는 사회적 이익이 저작자 개인의 경제적인 손실을 초과한 경우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미국의 경우, 패러디는 공정이용 원리에 의해 허용하는 편인데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 이에 대한 법적근거가 없다는 게 문제다.

UCC 서비스업체의 책임은 어디까지

저작권을 침해한 불법 UCC가 크게 범람하면서 포털을 포함한 UCC 서비스업체의 책임권한은 어디까지인지도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세계적인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가 미국 비아컴에 10억 달러 규모의 소송에 휘말렸으며, 국내 지상파 3사들도 국내 인터넷 서비스업체들을 대상으로 공동 법적 대응절차를 밟고 있다. 대형포털을 비롯한 UCC 서비스 제공자 대부분이 법정소송에 휘말릴 위기에 처해 있는 셈.

이날 토론회에서도 이를 둘러싼 지상파방송과 동영상 UCC 전문업체의 공방이 최대 하이라이트였다. 하동근 iMBC 대표는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UCC 10건 중 8건은 기존 방송, 광고 등을 편집해 유통시킨 불법 복제물이며, 특히 지상파 방송을 미디어 파일로 복제해 단순 시간편집을 한 동영상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형포털들은 검색어 입력시 자동 인기검색어나 추천 키워드를 통해 불법 방송물들을 소개하거나 아예 메뉴 분류에서 TV 또는 방송명을 사용하는 등 불법 복제물 유통 인프라를 제공해왔음에도 그저 불가항력이라고 주장해왔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판도라TV 김경익 대표는 "음악의 경우 4마디가 표절의 기준이 되고 있으나, 동영상의 경우 아무런 기준 없이 1초만 인용해도 불법으로 취급받고 있다"면서 "다양한 수익원을 보유하고 있는 방송사의 입장에서 비영리 목적의 UCC제작자들에게 콘텐츠 활용의 개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특히, 현재 방송물을 편집가공한 UCC들이 적지않은 상황에서 조기에 합법적인 UCC 시장에서 합의를 끌어내지 못할 경우, P2P나 다운로드 사이트 등 불법적인 블랙마켓 시장을 확대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최근 방송 콘텐츠 저작권에 대한 해법으로 제시된 '인용권'에 대해서도 첨예하게 대립됐다.

판도라TV가 처음 제안한 '인용권'은 비영리 목적이라면 5분 미만 방송물에 대해선 편집을 합법화해주고, 대신 원본출처와 라이선스 표기, 저작권자와 수익을 나누겠다는 것이 골자다. 김경익 대표는 "UCC제작자에게는 창작의욕을 고취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저작권자인 방송사에 대해선 명확한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재산권을 보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호 윈윈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방송사들의 입장은 단호하다. 하동근 iMBC 대표는 "불법 복제 콘텐츠 유통과 임의사용은 엄연한 불법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인용권을 주장하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인용권은 현행 저작권법을 포함한 다른 법률에서도 존재하지 않는 규정으로, 취지상 인정될 여지가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서비스업체의 구체적인 자정노력이 보다 필요하다는데는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공감했다.

와이더댄의 금기훈 이사는 "UCC 기반의 서비스 사업은 기본적으로 서비스업자가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일반 사용자가 저작권 불버복제 침해에 너무도 쉽게 노출되는 위험이 있다"며 "근시안적인 미봉책보다는 UCC제작자 보호와 함께 저작권 보호도 같은 수준에서 반드시 고려돼야하며, 이는 반드시 해당 서비스의 설계 과정에 반영돼야한다"고 지적했다.

김후곤 첨단범죄수사부 검사는 "단순면피용으로 홈페이지의 한구석에 저작물 유통에 대한 경고문구만으로 서비스 업체의 방조책임을 면할 수 없다"며 "UCC 순기능 극대화를 위해서라도 서비스업자는 기술적으로 가능한 저작권에 대한 보호 조치수단을 마련하고, 저작권 위반자에 대한 통지의무 등을 제도화는 방안을 강구해야한다"고 제언했다.

UCC 저작권 새로운 대안 'CCL'

이날 토론회에서는 UCC 저작권 문제의 새로운 해법으로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라이선스'(Creative Commons License; 저작물이용허락표시) 방식이 제시돼 눈길을 모았다.

CCL은 저작권자가 저작물을 공표할 때 이용허락 범위를 명시하고 이용자들이 그 범위내에서 자유롭게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저작물에 대한 자유로운 이용을 장려하는 동시에 저작권자의 권리를 보호한다는 것이 기본 취지다. 현재 국내 블로거들 사이에서도 자신의 게시물에 CCL을 도입을 부착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이대희 교수는 "저작권을 침해할 의사없이 UCC를 제작하고자 하는 사람이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는 과정이 쉽지 않은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CCL이 내세우는 이용허락조건"이라며 "CCL 조건에 의해 이용이 허락될 경우, UCC 제작과 유통이 더욱 활성화되는 것은 물론 관련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같은 이 교수의 주장에 대해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이에 대해 적극 공감을 표했다. 천호영 오마이뉴스 부사장은 "UCC 저작권 해법에 대해 강제보다는 자율이 궁극적인 해결책이며, 그 하나의 방안이 바로 CCL"이라며 "현재 인터넷에서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CCL의 현실적인 필요성에 대해 모두 인정하고 있으며, CCL을 도입하는 언론사도 앞으로 계속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CCL 도입 활성화 과제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윤종수 서울북부지방법원 판사는 "유통과정에서 라이선스 정보가 누락되지 않도록 CCL의 메타데이터를 대상파일에 삽입시키는 작업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 풀(pool)을 위해 CCL이 적용된 콘텐츠의 데이터 베이스 구축하는 것이 검토돼야한다"며 "특히 애드센서 등 광고수익프로그램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비영리 조건을 어떻게 충족시킬 수 있는 지 기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UCC 제작 프로그램 보급 활성화과 지원 프로그램을 활성화해 수 창작 UCC들이 보다 많이 제작할 수 있는 풍토를 마련하거나, UCC와 UCC를 가장한 상업콘텐츠를 구분해 보호정도를 달리해야하는 등 UCC 저작권 해법을 위한 다양한 대안들이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