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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클린-수상작]휴대폰으로 나눈 사랑

[초중고 글짓기&포스터 공모전]정통부 장관상(휴대폰)-고등부 대상作

남혜련 기자  |  2006.12.19 11:06
[초중고 글짓기&포스터 공모전]정통부 장관상(휴대폰)-고등부 대상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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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내게 잊지 못할 기억을 남겨준 인사말이다. 1년 동안 고등학교 생활을 했던 아이들과 헤어진 후, 고등학교 2학년이 됐다. 언제나 그렇듯이 새로운 학년이 되면 설레는 마음으로 새로운 친구들, 선생님들을 만난다.

이러한 설레는 마음을 더욱 부풀게 하는 것은 학기 초에 가는 야영이다. 새로운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고, 많은 추억 거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한껏 들뜬 마음으로 야영 장소를 상상했다.

그러나 상상했던 멋진 장소들과 달리 세상으로부터 버려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꽃동네였다. 연례행사로 치루는 야영대신 꽃동네에 있는 사랑의 연수원에 봉사활동을 하러간다는 것이다. 멋진 야영장소는 아니었지만 평소에 한 번쯤 가서 봉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지만 기회가 되지 않아 가지 못했었는데 마침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여태껏 해 온 봉사라고 해봤자 시간 때우기 위한 봉사였지, 마음에서 우러나와 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렇기에 이번에 나보다 몸과 마음이 불편하고 어려운 사람을 위해 봉사한다는 것이 한편 떨리고, 걱정도 되었다.

많은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역시 사랑 체험이었다. 나는 희망의 집의 여자 호실에 가서 봉사를 하게 되었다. 처음 문을 열고 들어간 희망의 집의 모습은 나에게 매우 낯설었기 때문에 무서운 느낌마저 들었다.

그러나 몇 분 지나지 않아 몸과 마음이 불편하신 분들과 같이 어울려 졌다. 나는 101호에 사시는 여섯 분에게 사랑을 실천했는데 그 중에서 소아마비로 고생하시는 몸이 제일 불편하시 분이 계셨다.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여 의사소통이 불편했고, 수족도 마음대로 사용 할 수 없지만 항상 웃고 계셨다.

그녀는 유일하게 휴대폰을 소유하고 있었다. 나에게 자랑스럽게 내보인 휴대폰은 매우 오래된 구형이었다. 내가 다른 분들을 도우며 얘기 하고 있을 때, 무심코 그녀를 보고 흠칫 놀랐다. 그녀는 자신의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 때문에, 문자 메시지를 얼굴을 이용해 쓰고 있었던 것이다. 안쓰러운 모습에 대신 빨리 써드리려고 했지만, 그녀의 어눌한 말 때문에 제대로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서 오히려 방해만 되었다. 30초면 끝날 문자 메시지 작성을 그녀는 5분여동안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몸을 이끌고 코로 힘겹게 한 버튼 한 버튼 눌러가면서 완성했다. 그렇게 힘겹게 완성한 메시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나에게 봉사 해주러 와서 고마웠어요.”

전에 자신에게 봉사하러 왔던 분에게 고마움을 전해 주고 싶었던 것이다. 나는 그 순간, 그녀의 아름다운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그동안 게임, 혹은 무의미한 대화를 위해서만 사용했던 휴대폰이 다른 사람에게는 이렇게 따뜻하고 소중한 의미로 사용될 수 있구나! 그녀의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가며 5분이라는 시간을 투자해 문자를 완성한 그 순간이, 내생애에서 가장 따뜻한 사랑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따뜻한 문자를 받은 사람에게서 어떤 답장 메시지가 올지 내심 궁금해 하며 초조하게 답장을 기다렸다. 그러나 5분여동안 썼던 시간이 무색하게 답장은 바로 왔다.

“누구세요?”

내가 그녀 먼저 본 답장이었다. 난 상처받을 그녀가 걱정되어서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광고 문자네요…….”

힘들게 고마움을 전하였는데 답장이 ‘누구세요?’라니……. 얼굴과 이름도 모르는 상대자가 괜히 밉고 원망스러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또 다른 문자가 왔다.

“언니한테 보낸 문자인 것 같네요. 제가 언니 휴대폰을 쓰고 있어요.”

답장을 기다리며 나를 쳐다보던 그녀의 얼굴에 미소가 보였다. 나는 그녀에게 문자 메시지를 읽어주었다. 또 다시 그녀는 답장을 쓰기 위해서 얼굴을 준비했다. 또 그녀는 코로 버튼을 눌렀다.

“언니한테 고마웠다고, 감사했다고 전해주세요. 잊을 수 없던 기억이라고요.”

나도 모르게 코끝이 찡해지며 눈물이 맺혔다. 어떠한 분과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짧은 문자 메시지를 통해 깊은 감동과 그녀의 깊은 진심이 묻어났다.

희망의 집을 나오면서 그녀에게 휴대폰 번호를 알려주었다. 그녀의 이름을 물어봤지만 어눌한 말투 때문에 알아듣지 못하였다. 다시 물어보면 속상해 할까봐 되묻지 못하고 나왔다. 지금까지도 그녀의 문자가 가끔 오지만 아직도 나는 그녀의 이름을 알 수 없다. 그녀의 문자가 올 때마다 오랜 시간 힘겹게 쓰는 그녀의 모습이 생생히 떠오른다. 그 때문에 나는 그녀가 힘들게 썼을 오랜 시간이 무색하지 않게 곧바로 문자를 보내지 않는다.

나는 현대인들에게 휴대폰이 단순한 의사소통 기계로만 사용되고 인식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더 이상 휴대폰이 기계로만 인식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휴대폰은 기계이상의 것을 담고 있으며, 사람들은 휴대폰을 통해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나는 무의미한 문자와 전화를 하면서 휴대폰의 참된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휴대폰으로 감사와 사랑을 실천했다.

많은 사람들은 휴대폰을 디지털 세상에서 많은 폐해를 일으키고 있는 주범이라고 여긴다. 젊은 세대 층이 무의미한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돈과 시간을 낭비하기 때문이다. 또한 휴대폰의 주인으로써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휴대폰의 노예가 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것 때문에 사람들은 휴대폰의 역기능만을 강조하여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그러나 휴대폰은 사람들에게 유대감을 지속해줄 수 있는 장점과 현대사회의 생활에 꼭 필요한 것임을 부정할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가 사용하는 휴대폰의 참 된 의미를 볼 수 있다면 보다 인간적이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따뜻한 디지털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난 아직도 그녀가 환하게 웃고 있는 행복한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나의 휴대폰에는 아직도 그녀가 보낸 사랑과 정을 느낄 수 있는 첫 문자를 간직하고 있다.

“고맙습니다.”


◆수상소감
 
얼마전 학교에서 꽃동네로 봉사활동을 가서 만난 장애우께서 과거에 봉사를 왔던 사람에게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감사의 뜻을 전하는 것을 보면서 큰 감동을 받았다. 그 분에게는, 또 그 문자를 받는 분에게도 휴대폰은 사회와 의사소통을 할 수 있고,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도구였다.

학교에서 하는 봉사활동을 통해 얻게 된 소중한 경험을 글로 쓰고, 이를 가지고 상을 받게 돼서 더 기쁘다. 이 상은 나에게도, 또 그 장애우께도 큰 힘이 될 것이다.

글을 쓰면서 느낀 점은 어떤 기기든지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문명의 이기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사람에게 해악만 미치는 기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앞으로 친구들에게도 휴대폰, 인터넷 등을 더 좋은 방향으로 사용하자고 전파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