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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클린]누구도 소외받지 않는 따뜻한 u세상

[따뜻한 디지털 세상]<4부>인터넷에도 사람이 살아요..소외계층 정보화교육

백진엽 기자  |  2006.10.12 14:35
[따뜻한 디지털 세상]<4부>인터넷에도 사람이 살아요..소외계층 정보화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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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26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에 위치한 재한 몽골학교 건물 지하의 작은 교실. 10여명의 아이와 1명의 교사가 컴퓨터 앞에서 한글 공부에 여념이 없었다. 장소는 좁고 컴퓨터는 구형이었지만 그 앞에 앉아 있는 몽골 어린이들의 눈동자만큼은 컴퓨터와 한글을 배우겠다는 의지로 빛나고 있었다.

"재밌어요. 그냥 한글을 외우는 게 아니라 게임(타자연습 프로그램)을 하면서 하니까 더 쉬워요." 한참 컴퓨터 화면과 키보드로 눈길을 번갈아 보내며 화면에 나타나는 글자와 똑같은 것을 키보드에서 찾던 한 학생의 말이다.

학생들에게 정보화 교육을 하는 남기숙 교사는 "아이들의 몰입도가 높다"며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빨리 배우겠다는 학생들의 의지와 컴퓨터 교육에 따른 재미가 더해지면서 학습효과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1학기에는 한국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던 한 학생은 이날 사진기자에게 "사진을 왜 찍는 건가요"라는 능숙한 한국어로 질문을 하기도 했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KADO)이 200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비문해자 정보화 교육 지원 사업에 따른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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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따뜻한 디지털 세상
KADO는 2000년대 들어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정보화 교육 지원 사업을 최대 역점사업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 정보화 역기능의 하나인 정보격차 문제를 해소해 누구라도 정보화시대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PC 등 정보화기기를 접하기 힘든 고령층이나 산간 및 농어촌지역 주민들, 장애인, 새터민, 한글을 알지 못하는 국민 및 이주 여성과 그 자녀들을 대상으로 정보화 교육을 펼치고 있다.

이 가운데 장애인 정보화 교육을 보면 1999년부터 시작해 2005년말 현재 전국 141개 장애인복지관 및 장애인단체 등의 전용 교육장 운영 및 지원을 통해 장애인에게 기초교육부터 실용교육까지 다양한 정보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증장애인 대상의 방문교육 등을 통해 현재까지 총 19만4000명의 장애인에게 정보화 교육을 실시했다. 시청각 장애인의 정보화 교육을 위해 장애유형에 맞는 특수교육교재 및 정보통신용어 수화사전의 제작과 보급도 병행하고 있다.

정보화 취약계층인 고령층을 대상으로 정보화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고령층의 사회 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고령층 정보화 교육 지원 사업도 펼치고 있다. 2000년부터 시행된 이 사업을 통해 2005년 말까지 총 26만여명의 고령층이 정보화 교육을 받았다.

한글을 알지 못하는 비문해자 및 북한 탈출 주민인 새터민들을 대상으로 한 비문해자 정보화 교육 지원과 남북간 정보격차 대응 사업도 눈에 띈다.

사회적 소외계층인 비문해자 및 이주 여성에 대한 기초정보화 교육을 통해 정보사회의 일원으로 동화되도록 유도하고 있는 비문해자 정보화 교육 지원은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총 1만7098명에게 교육을 실시했다. 2006년에는 1만3000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찾아간 재한 몽골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정보화 교육도 이 사업의 일환이다.

남북간 정보격차 대응 사업은 새터민들에 대한 지속적인 정보화 교육으로 정보화 사회에 적응하고 통합되도록 유도한다는 취지로 2002년부터 시작됐다. 2005년까지 총 5433명의 새터민이 정보화 교육을 받았다. 특히 정보화 교육을 받은 새터민 중 144명은 정보기술(IT)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사회 진출의 발판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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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층 정보화교육, 단순한 IT교육 이상
이런 정보화 교육 사업은 단순히 PC나 인터넷, 정보기기 등을 다룰 줄 아는 기술교육에 그치지 않고 소외계층이나 이주 외국인, 새터민 등이 한국사회에 더 빨리 적응하고 사회에 진출하는 통로가 된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 정보화의 역기능 해소를 위한 대응이 정보화의 순기능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몽골학교 학생들의 사례만 보더라도 단지 컴퓨터를 사용하는 법만 익히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를 통해 한글교육과 한국의 문화를 접하는 통로로 활용되고 있었다.

이주 여성들을 대상으로 정보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의 한국염 대표는 "정보화 교육의 목적은 컴퓨터 교육을 통한 능력 향상은 물론 한글 깨우치기, 한국사회 적응하기, 인터넷을 통한 정보얻기 등"이라며 "정보화 교육을 받는 사람의 경우 한국어를 빨리 익히고, 온라인에서 친구도 만나고, 한국문화를 익혀 자신감을 얻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정보화 교육을 받은 한 새터민 역시 "무엇보다 남한사람들처럼 컴퓨터를 다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아직 보완해야 할 점도 많아
이처럼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정보화 교육이 성과를 내고 있지만 아직 보완해야 할 점도 많다.

일단 교육이 필요한 사람들에 비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 턱없이 부족하고, 그나마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접하기 힘들다는 점이 문제다. 정보화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주변에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 중 이런 것이 있는 줄 모르는 사람이 많다"며 "홍보가 더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교육기관까지 물리적 거리가 멀어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감안해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다.

아울러 현재 사용되는 교재의 경우 한글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기에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근 KADO에서 정보화 교육을 하는 기관들과 함께 가진 워크숍에서도 교재가 피교육자의 시각에서 다시 만들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밖에 국제결혼을 해서 국내로 이주한 여성들의 경우 남편이나 집안 친지, 주변 사람들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국염 대표는 "얼마전 센터 홈페이지에 '이주 여성에게 인터넷을 가르치면 그 여성이 고국사람들과 온라인으로 접하게 되면서 도망가는 일이 발생하니 정보화 교육을 하지 말라'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며 "이런 시각이 바뀌지 않는다면 정보화 교육을 통한 사회 참여의 길은 소원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