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작업장 인력 4만명으로 추산… 집단 반발 예상
지난해 9월 엔씨소프트가 게임아이템 현금거래를 하는 중국작업장에 대해 유료계정 12만개를 봉쇄조치한 적이 있다.

이 때문에 중국내 한국대사관 앞에서 중국인들은 집단 시위를 벌였고, 이를 두고 중국 현지언론들은 '9.5봉호(封戶)' 사태라고 했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리니지 명의도용 사건을 조사중인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의 요청에 따라 중국 작업장에서 생성됐을 것으로 의심되는 17만5000개의 계정을 폐쇄조치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제2의 9.5 봉호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경찰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 있는 리니지 작업장은 1000여곳에 달하며, 종사인력만 4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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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장 종사인력만 4만명= 경찰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 리니지 작업장은 1000여곳에 달하며, 종사인력만 4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초기에는 게임 아이템 거래업자가 값싼 임금을 쫓아 중국으로 건너가 아이템 공장을 운영했으나, 현재는 대부분 중국인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지금은 완전히 토착화됐다는 게 경찰의 추정이다.

이들 중국 아이템 생산업자들은 중국내 사무실에 수백명을 고용하거나, 게임 자동프로그램을 이용해 아이템을 대량 생산한 뒤 중국내 중간수집상이나 직접 국내 아이템 브로커를 통해 국내에서 판매된다.

아이템 판매대금은 다양한 환치기 수법을 통해 또다시 중국으로 건너갔다. 이 과정에서 국내업자는 중국산 아이템 판매와 판매대금 밀반입에 협조한 뒤 수수료를 챙긴다. 한-중간 온라인 게임 아이템 유통구조가 이미 뿌리를 깊숙히 내린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유통구조가 한국인들의 대규모 명의도용과 해킹 등 불법 행위를 조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이번 경찰의 중간조사 발표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최대 122만여명의 내국인 주민번호가 중국 현지에서 불법 도용됐다.

접속 경로도 문제다. 주로 중국에서 직접 접속하거나, 국내 가상사설망(VPN)업체를 통해 이루어졌지만, 200여건의 IP는 국내 교육기관이나 회사 서버를 해킹해 우회접속한 경우다. 이 중 인터넷 사이트를 해킹해 통째로 회원정보를 유출한 것도 찾아냈다.

◇한중 불법 아이템 거래 구조 '개선' 시급 = 지난해 9월 1차 수사 당시에는 국내 게임아이템 유통조직에 초점을 맞췄던 경찰이 이번에는 리니지 게임 운영사인 엔씨소프트측에도 수사의 칼날을 겨눴다.

엔씨소프트가 이같은 중국발 명의도용이 급증하고 있음을 알았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월 8만~12만명 정도였던 리니지 신규회원수가 월 17만~51만명으로 급속히 증가했는데, 중국에서의 대량 접속인 것을 알면서도 이를 차단하지 않았으며, 작년 9월 경찰청에서 5만8000명의 명의도용 사실을 통보했음에도 별다른 예방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조사결과, 게임회사의 묵인, 방조 혐의가 밝혀질 경우, 엄중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 입장은 매우 난감한 입장이다. 리니지 명의도용 파문에 따른 대규모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서 커다란 악재를 만난 셈이다.

경찰은 이와 함께 이같은 리니지 명의도용 사태의 재발 방지책으로 게임업체에게 중국에서 국내 VPN을 통해 게임에 접속하는 것을 원천 봉쇄하고, 회원가입시 인증절차를 강화하는 한편, 계정 상호간 아이템 이동을 금지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제는 뿌리깊게 박혀있는 '韓-中 온라인게임 아이템 현금화 구조' 혹은 '아이템 거래시장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이루어져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같은 구조적인 문제에 메스가 가해지지 않을 경우, 여전히 리니지 파문 이후에도 국내에 기승을 부리고 있는 중국발 해킹과 명의도용은 언제까지나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