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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와 '카톡' '밴드', 친밀감·가족애 더 커졌어요"

[제10회 u클린 글짓기·포스터 공모전]글짓기 중등부 대상-길음중학교 1학년 정다예

배규민 기자  |  2014.12.04 06:07
[제10회 u클린 글짓기·포스터 공모전]글짓기 중등부 대상-길음중학교 1학년 정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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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예 때문에 친구들이랑 모임 메신저인 밴드도 하게 됐답니다."

새벽부터 눈이 내리고 체감 온도가 영하 10도까지 내려간 3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 올레스퀘어에서 열린 '제10회 u클린 글짓기·포스터 공모전'시상식에서 만난 정다예 학생(길음중 1·사진)의 외할머니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정다예 학생은 이번 공모전에서 글짓기 중등부 대상을 차지했다. 정다예 학생이 쓴 글의 제목은 '먹통폰을 소통폰으로!' 소월했던 가족 관계가 스마트폰으로 어떻게 돈독해졌는지를 진실 되게 잘 풀어냈다.

글에 언급된 것처럼 다예 학생의 외할아버지는 경기도에서 혼자 약국을 운영하신다. 외할머니는 자식 교육 때문에 서울에 올라오셨다가 지금은 외삼촌과 함께 산다. 다예는 "서로 떨어져 살다보니 가족끼리 이야기할 시간이 많이 없었는데 모바일이 소통의 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예 할머니도 "2년 전에 스마트폰을 구입했는데, 다예가 여러 가지 사용 방법을 알려줬다"며 "지금은 가족 밴드와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로 서로 안부를 묻고 의견을 나눈다"고 말했다. 친구분들과의 메신저 모임도 다예가 만들어줬다고 자랑 하셨다.

현재 가족 밴드 모임에는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외삼촌, 아빠, 엄마가 멤버로 등록돼 있다. 정다예 학생은 매일 한 번 이상은 가족 모임 밴드에 안부 인사와 기록들을 남긴다고 했다.

"친구들은 하루 종일 휴대폰을 끼고 삽니다. 근데 정작 가족들과 의사소통의 도구로는 잘 활용하지 않아요. 원래 휴대폰은 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건데 말이죠."

그는 "이번 공모전을 통해 디지털 기기의 활용법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며 "스마트폰을 활용해서라도 가족들과 대화를 자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먹통폰을 소통폰으로!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 진다’ 는 말이 있다. 요즘 가족들은 수도 적어지고 멀 리 떨어져 사는 경우가 많고 다들 바쁘기 때문에 자주 만나기가 힘들다.

외할아버지는 경기도에서 혼자 약국을 운영하고 계시는데 특별한 날이 아니면 하루 종일 약국에서 혼자 일하시다가 밤이 되면 집에 가서 주무신다. 가족들을 위해서 그런 생활을 수 십 년 째 해오고 계시는데 매일 힘들고 외로워서 어떻게 견디시는지 궁금하다. 또,외할머니는 일찍부터 자식 교육을 위해 서울로 오셨다가 지금은 삼촌과 함께 살고 계시긴 하지만 삼촌도 바빠서 밤늦게 들어왔다가 아침 일찍 나가곤 한다. 외할머니도 이제 나이가 드신 만 큼 많이 아프셔서 병원에 자주 가시는데 혼자서 많이 힘들어하신다. 우리 가족들은 서로를 정말 아끼고 사랑하지만 그 마음을 직접 표현하기도 참 어렵고 떨어져 사는 시간이 길어지 고 대화를 자주 못하면서 그런 마음들도 점점 시들해져가는 것 같았다.

2년 전에 할머니 할아버지와 보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 엄마가 스마트폰을 사 드렸다. 처음엔 메시지 하나 보내는 것도 긴 설명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영상통화나 채 팅도 하고 사진도 보내드릴 수 있어서 좋다. 예전에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으실 때에는 내 가 시험을 잘 봤다거나 대회에서 상을 탔거나 좋은 일이 생겨도 전화로 해야 해서 바쁘실 때에는 밤까지 기다렸다가 통화하거나 한 달을 기다려 할아버지 댁에 가면 얘기해 드리곤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채팅으로 사진이나 소식을 보내드리면 바로 확인하시고 축하 메시지 나 이모티콘을 보내주신다.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는 내가 단체 채팅방에 문자를 남기기만 해 도 하루가 즐겁고 힘이 나신다고 한다. 처음에는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내가 보낸 문 자 하나에 일 하시느라 힘드신 할아버지도 몸이 많이 아프신 할머니도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아지신다고 하니까 나도 지금은 하루에 한 번은 꼭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는 작년에 우리가족이 서로 더 많이 대화하고 서로 일상도 공유하고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밴드 앱으로 가족 밴드를 만들자고 제안을 했다. 밴드 앱은 어떤 모임끼리 밴드를 만들면 서로 사진도 공유할 수 있고 단체 채팅을 할 수도 있고 글을 게시할 수도 있게 해주는 앱이다. 일정표도 있어서 모임 일정을 등록해 놓을 수도 있고 사진첩을 만들 수 도 있다. 스마트폰 초보자인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도 쉽게 사용하실 수 있도록 설명해 드렸더니 내 사진을 매일 보실 수 있다고 좋아하셨다. 나도 거의 하루 종일 가지고 다니는 스마트폰이니까 생각나면 바로 안부 문자를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 엄마는 거의 매일 내 사진을 찍어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보실 수 있도록 밴드에 올려주신다. 또,할아버지께서 함께 가족 여행을 가자고 하셔서 몇 년 전부터 우리는 가족들끼리 여행 갈 돈을 모으고 있는데, 지금은 가족 밴드가 있으니 밴드 채팅방에서 서로 서로 여행에 대한 의견을 묻고 돈도 모으고, 또 다녀 온 후에는 사진과 동영상들을 밴드에 올려놓고 함께 보고 있다.

이렇게 밴드를 만들고 난 후부터는 가족끼리 대화도 늘고 서로에 대한 관심도 많아지고 의견충돌도 많이 줄어든 것 같다. 격려 할 일이 있으면 격려해 주고,칭찬할 일이 있으면 칭찬해 주고,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도 바로 도움이나 위로를 받을 수도 있게 되었다. 실제로 만나서도 전보다 훨씬 얘깃거리가 많아진 가족들을 보면서 스마트폰이 잘만 사용하면 정말 쓸모 있고 유용한 물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 가지 더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 나는 중학생이 되면서 엄마랑 관계가 전보다 힘들어 졌다. 아무리 가족 밴드로 대화하고 좋은 얘기만 한다고 해도 집에서 자꾸 잔소리를 듣게 되면 엄마한테 짜증이 막 나기도 한다. 엄마와 내가 많이 부딪히는 이유 중에 하나가 스마트폰 때문이다. 스마트폰으로 채팅도 하고 SNS도 하고 인터넷 검색도 하고 음악도 듣고 동영상도 보고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으니까 내 또래의 아이들은 공부할 때와 잠잘 때만 빼면 계속 스마트폰을 들고 있다. 그런데 엄마는 내가 스마트폰을 너무 많이 한다면서 핸드폰을 압수하시고 내 채팅 내용이나 갤러리,SNS 같은 곳을 검사하려고 하신다. 물론 엄마가 내가 스마트폰 중독이라도 되거나 눈이 나빠지기라도 할까봐 혹은 스마트폰으로 유해정보들 을 보게 될까봐 걱정하신다는 건 알고 있다. 그렇지만 친구들이랑 대화한 것이나 엄마에게 별로 보여주고 싶지 않은 사진들까지 보려고 하시는 건 사생활 침해라고 생각해서 나는 비밀번호를 알려드리지 않았다. 이 문제로 엄청 크게 싸우고 서로 마음 상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엄마랑 나를 화해시킨 것이 이상하게도 스마트폰이었다. 서로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얼굴 보고 하기는 힘든 말들을 메신저를 통해서 주고받으며 이해하고 마음을 풀 수 있게 된 것이다. 엄마는 항상 엄마랑 말다툼을 하거나 힘든 일이 생기면 먼저 사과나 격려의 문자를 보내주신다. 그러면 나도 짜증났던 마음이 싹 풀리게 된다. 어떻게 그렇게 화났다가 사과 몇 마디랑 이모티콘 하나로도 기분이 확 풀리는지 참 신기하다. 아마도 얼굴을 보고 얘기하는 것보다 글로 편지를 쓰듯 주고받으니 좀 더 차분한 마음으로 진심을 얘기할 수 있기 때 문인 것 같다. 평소에 말로 미안하다는 말이나 사랑한다는 말은 손발이 오글거려서 잘 못했는데 채팅으로는 쉽게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마음을 전달하기에 더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집집마다 스마트폰 때문에 부모님과 사이가 안 좋아진 친구들이 정말 많이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잘 이용한다면 부모님이랑 사이도 더 좋아지게 할 수도 있고,오히려 더 서로를 이해하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게 되려면 아무리 가족이라도 서로 조심하고 예의를 지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요즘 스마트폰 때문에 가족 간의 소통이 많이 없어진 것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데 사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우리 가족처럼 스마트폰으로 가족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길은 얼 마든지 있다. 애초에 핸드폰은 언제 어디서나 쉽고 빠르고 간편하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었는데,언젠가부터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도 친구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각자 자신의 폰만 들여다보고 있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가족들에게 문자하나 보내는데 한 시간 두 시간이 걸리는 것도 아닌데 왜 실천이 안 되는 걸까? 친구들과는 몇 시간씩 채팅하면서 가족들에게 문자 보내는 몇 분을 투자를 못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 만큼 우리가 가족들의 소중함을 잊고 살고 있는 것 같다. 가족들과 스마트폰으로 대화하는 겨우 몇 분의 시간이 할아버지 할머니께는 자식들을 보며 또 내일을 힘내서 살아가게 하는 활력소가 되기도 하고 엄마에게는 멀리 떨어져 살고 계시는 부모님들께 해 드릴 수 있는 자식으로서의 도리가 되기도 한다. 또 나에게는 정말 많은 것들을 해 주시고 많은 사랑을 주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께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고 또 더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스마트폰은 사용하기에 따라 가족을 단절시키는 불화의 이유가 될 수도 있고 가족을 소통 시키는 행복의 이유가 될 수도 있다. 나는 우리 가족처럼 더 많은 가족들이 스마트폰을 통해서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자주 대화하면서 화목한 가족이 되고 따뜻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가족밴드 채팅방에 글을 올린다. “오늘 하루 잘 보내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