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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재산권, 어떻게 막을까 보다 풀까를 고민할 때"

[u클린2014]<7>기업분쟁연구소 조우성 소장

류준영 기자  |  2014.06.12 05:49
[u클린2014]<7>기업분쟁연구소 조우성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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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성 기업분쟁연구소 소장(변호사)은 지적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 rights·IPR)법 전문가다. 조 소장에게 IPR 침해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기업들을 위한 해법을 물었다. 곧장 예상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적극적으로 풀고 공유하세요". 기자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자 그는 조금 더 진지하게 말했다.

"기업들은 지금부터 카피라이트(Copyright)와 카피레프트(Copyleft)의 황금비율을 찾는 노력을 기울어야 해요. 여기에 회사 미래를 좌우할 생존전략이 있으니까요"

카피레프트는 카피라이트 반대 개념으로 지식과 정보가 소수에 의해 독점되는 것을 반대하고, 모든 사람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하자는 철학에 기반을 둔다. 그 움직임이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를 맞아 더 거세게 일고 있다.

변호사도 실적 압박이 심한 치열한 영업직이다. 몸이 망가져도 독주를 삼켜야하고, 주말엔 새벽같이 골프 접대도 해야 한다. 그런대 조 소장은 1년에 술자리가 10번도 채 안 될 정도이고, 그것도 클라이언트(사건 의뢰자)가 아닌 SNS 동호회에서 친분을 쌓은 사람들과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주말엔 책을 보며 쉰다. 그래도 사건 수임 의뢰는 계속 는다. 기업 CEO(최고경영자)나 임직원 대상 초청강연도 잇따른다.

1996년, 하이텔 1세대로 이제껏 안 써본 인터넷 커뮤니티가 없다는 조 소장. 그는 90년대 지역간 정보격차 때문에 행정·사법·외무고시를 준비하기 위해 서울 노량진으로 어렵게 상경하는 고시생들을 돕기 위해서 핫(Hot)한 고시 정보를 적극 공유하는 하이텔 동호회 F1(컴퓨터 도움말 키)을 만들었다. 이 정보를 통해 합격한 사람들이 F1에서 조 소장과 함께 정보 제공자로 활동하면서 당시 회원수가 3000여명에 육박했다. 이렇게 그는 남들보다 일찍 정보 공유의 힘을 체감했다.

지난 4일,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에 역삼동 사무실에서 만난 조 소장은 "제 사건 수임의 절반은 페이스북 메시지로 들어온다"고 말했다. 조 소장은 자신의 영업전략을 사자와 거미 사냥법에 빗대어 설명했다.

"사자(久 영업전략)는 한 마리 사슴을 잡기 위해 두 마리 사자가 죽을동 살동(죽기살기로) 뛰지만, 거미는 촘촘한 거미줄(SNS)에 걸린 먹잇감을 노리죠. 마찬가지에요. SNS시대 클라이언트는 벨류있는 정보를 적극 공유하는 사람들에게 깔대기처럼 모이죠"

조 소장은 법학·협상론 분야에 알토란 같은 정보를 SNS에 적극 올린다. ‘좋아요’ 공유버튼을 누른 이용자는 조 소장의 홍보대사가 된다.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던 사람들이 이 정보를 보고 그에게 말을 걸어온다.

"제가 올린 정보를 접한 고객들 반응은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겠다'며 자신의 문제와 동일시하는 경향을 보여요. 일종의 교육효과죠.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을 빌리면 저는 소를 잃었던 다양한 사례를 들려주죠. 그러면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니즈(needs·욕구)를 느낀 고객들이 사전 컨설팅 제안을 해와요"

소송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이 된지 오래다. 어떤 일이 발생하기 전 위험관리를 통해 충격파를 줄이고 법률 자문·집행 비용도 훨씬 줄일 수 있는 예방법학이 블루오션으로 요즈음 뜨고 있다. 조 소장은 이 시장을 겨냥해 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기업들도 소비자들의 숨은 니즈를 자극할 수 있도록 제품·서비스 콘텐츠를 적극 공개·공유하는 콘텐츠 베이스의 마케팅을 적극 펼칠 때라고 생각해요"

인터넷에선 프리웨어(freeware·무료 배포되는 컴퓨터용 소프트웨어)에 익숙해지다 보니 '무료'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IPR 방어를 위해 담을 쌓던 시대는 끝났으며, 이젠 콘텐츠를 생산하는 조직들 조차도 자신의 콘텐츠가 적극 유통되기를 희망하는 새로운 조류가 형성되고 있다는 게 조 소장의 지론이다. 언론매체를 비롯해 유튜브 등 수많은 콘텐츠 제작·유통사가 상단에 공유버튼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과제는 단 하나다. 어느 범위까지 공개할지를 지혜롭게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내 권리만 지키겠다고 나서는 게 오히려 반감을 살 수 있는 시대인 것 같아요. 이용자들은 기업과 함께 성장하길 바라죠. 어떻게 막을까 보다 앞으로는 어떻게 풀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할 때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