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클린 뉴스

10회정보사회 신(新)문화만들기, 똑똑한 창조 문화 만들자
목록

대한민국 울린 사고에도 'ㅋㅋ'…두번 우는 사람들

[u클린2014]<5>초등생들 '악플'단 뒤 기분 묻자 "후련" 43% "후회"도 43%

진달래 기자  |  2014.05.14 05:40
[u클린2014]<5>초등생들 '악플'단 뒤 기분 묻자 "후련" 43% "후회"도 43%
머니투데이가 '정보사회 新문화 만들기'의 하나로 [u클린] 캠페인을 펼친지 10년째를 맞았다. 인터넷에서 시작된 디지털문화는 이제 스마트기기로 옮겨가고 있다. 스마트폰이 필수 기기가 되면서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게 되면서 디지털 공간에서 시공을 초훨한 정보 접근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스마트시대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사이버 왕따', 악성댓글이나 유언비어에 따른 명예훼손, 사생활 침해, 보안위협, 스마트폰과 모바일 게임 과다 사용으로 인한 중독 논란의 문제는 매년 심각해지고 있다. 장애인이나 노년층 등 소외 계층의 정보접근 능력이 떨어지면서 정보격차도 커지고 있다. 올해 10회째를 맞은 [u클린] 캠페인은 스마트 시대로의 변화에 맞춰 함께 스마트폰 윤리의식과 기초질서를 정립하는데 역점을 두고, 모두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디지털 문화를 제시할 계획이다. 기획기사를 통해 본격적인 스마트시대 도래에 따른 새로운 부작용과 대응방안을 집중 조명하고 긍정적인 면을 더욱 키울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특히 올해에는 ICT올림픽이라고 불리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전권회의'가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다. 우리나라가 ITU 이사국이 된지 25년만에 처음 유치한 행사다. 머니투데이는 미래창조과학부와 더불어 청소년 문화마당을 부산에서 개최함으로써 ITU 전권회의에 대한 청소년을 비롯한 국민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국내에 온 외국인들에게 디지털 문화 한류 전파에도 힘쓸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글짓기·포스터 공모전을 개최, 청소년이 함께 '똑똑한 창조 디지털문화'에 대해 고민하고 정립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image
# 중학교 1학년인 A군(12)은 지난달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세월호 침몰로 숨진 단원고 학생들에 대해 '뒤진 고등학생들 과학고나 외고가 아니어서 다행' '그딴 고등학교 가서 지잡대나 갈 바에는 이렇게 죽어 주는 게 부모한테 효도인 듯' 등 글을 올렸다.

경찰은 A군을 세월호 침몰사고로 사망한 학생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명예훼손)로 불구속 입건했다.

회사원 B씨(20)도 실종자와 가족을 비하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혐의(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지난달 17일 웹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에 '유가족 방문한 국무총리 물벼락 맞아'라는 글을 보고 '철수명령 내리면서 따뜻한 어묵 나눠주면 꿀 쨈…안에 핫바들어 있으면…'이라는 댓글을 올렸다.

경찰은 전국적으로 이같은 온라인상 악성 유언비어 총 87건을 적발, 이 중 56건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다. 적발된 내용은 허위사실 유포 51건, 온라인 명예훼손·모욕 31건, 온라인 음란문언 2건, 오프라인 명예훼손·모욕 3건 등이다.

전국민이 슬픔에 빠진 세월호 침몰 사고에도 등장한 각종 악성댓글은 대한민국 인터넷 문화의 수준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지난해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뽑은 ICT(정보통신기술) 발전지수 1위를 차지한 모습과는 정반대다. 기술 발전을 따라가지 못한 우리의 인터넷 사용 윤리의식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악성댓글 피해자 누구나 될 수 있어, 학생 30% 가담 경험=연예인들이 악성댓글로 정신적 피해를 입고 자살하는 등 안타까운 사례가 많이 알려졌지만, 악성댓글의 대상은 유명인 뿐 아니라 누구나 해당될 수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조사 결과, 국내 인터넷이용자의 성․연령별 악성댓글 피해를 경험했다는 응답률이 10대(64.8%)가 가장 높았다. 이어 20대(57.9%), 30대(52.1%), 40대(49.7%), 50대(47.2%) 등 순이었다.

그 유형도 다양하다. A군과 B씨의 사례처럼 사회적 관심이 쏠리는 사안에 대해 경쟁하듯이 막말을 퍼붓는 경우도 있다. 지난 2월 경우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사고에 대한 댓글 가운데도 '50명은 깔려서 못 찾는 중인데 50명은 추가 합격되는 건가?' 등 이른바 무개념 댓글들이 논란이 됐다.

또 확인되지 않은 소문, 허위 사실 등을 확산시키는 악성댓글도 많이 적발된다. 2007년 자살한 가수 유니와 배우 정다빈 등도 성형 관련 악성댓글 등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를 통해 소개된 일반인들에 대한 무차별적 공격이 이어지기도 한다. 소위 **녀, ##남으로 부르며 신상털기와 함께 수위를 넘어선 악성댓글이 이어진 사례들이다.

이러한 악성댓글 가해자들을 조사해보면, A군처럼 10대 청소년으로 밝혀진 경우가 적지 않다. 연령대별 악성댓글 작성 경험 비율을 봐도 낮은 연령대일수록 높았다.

KISA에 따르면 10대(12~19세) 인터넷 이용자 가운데 악성댓글 작성 경험자는 48%에 달했다. 그 다음으로는 20대(29%), 30대(17.4%), 40대(14.8%), 50대(11.7%) 등 나이가 많을수록 악성댓글 경험이 적은 편이었다.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언어 폭력을 포함한 사이버 폭력에 가담한적 있다고 답한 학생이 전체 응답자(1500명)의 29.2%에 달했다. 성인 응답률(14.4%)의 두배가 넘는 수치다. 중학생(39%)과 고등학생(38.4%), 초등학생(7%)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image
◇악성댓글 작성 왜? '기분 나빠서' '재미나 호기심'=
각종 조사결과를 보면 악성댓글이 피해자를 죽음으로까지 몰아넣을 수도 있는데 반해 그 가해동기는 단순하다. 그만큼 인터넷 윤리의식과 책임의식이 얼마나 낮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KISA에서 2011년 말 진행한 인터넷 윤리문화실태조사 결과(복수응답)를 보면, 주로 '다른 사람의 게시물, 댓글에 기분이 나빠져서(48.6%)' '다른 사람의 의견에 반박하고 싶어서(47.8%)'라는 이유로 악성댓글을 작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등학생 인터넷 이용자의 경우 '재미나 호기심 때문에'라는 응답률(47.5%)이 세번째로 높았다. 이는 학생들이 악성댓글을 범죄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악성댓글 작성 후 감정에 관한 조사 결과에서도 이점이 드러난다. 전체 초등학새 응답자의 42.5%가 악성댓글을 작성한 후 '재미를 느낀다'고 답했다. '속이 후련하다'는 답도 43.6%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인터넷에 본인이 쓴 글에 대한 책임 의식이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 초등학생 응답자 가운데 '내가 작성한 게시물 또는 댓글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고 답한 경우는 59.9%에 그쳤다. 전체 응답률(83.5%)보다 223.6% 포인트나 낮다.

image
◇선플 운동, 누리꾼 자구적인 댓글정화 노력 등도 이어져=
악성댓글이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보다 적극적인 대응들도 눈에 띈다. 댓글과 게시물 등을 통해 악성댓글을 지우도록 종용하거나, 이른바 악플러(악성댓글을 올리는 사람)리스트를 만들어서 활동하지 못하도록 자체 정화하는 방식이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악성댓글을 비판하고 일명 '선플'을 달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어려운 이웃에게 힘이 되는 댓글을 올리자는 것. 2007년 시작한 시민단체 선플운동본부도 이렇게 시작됐다. 7년여간 활동으로 다양한 공공기관, 학교, 그리고 해외 기관까지도 전략적 제휴를 맺고 함께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피해 당사자가 아닌 시민들이 악성댓글 가해자를 처벌하는데 앞장선 사례도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법원이 2012년 7월 발생한 아동 성폭행 사건에 대해 악성댓글을 단 혐의로 피고인에 벌금형을 선고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해당 사건은 성폭행 피해아동 가족이 아닌 시민단체 '아동성폭력 추방을 위한 시민모임 발자국'의 고발로 경찰 조사가 시작됐다. 당시 무분별한 악성댓글 행태를 보고 충격을 받은 젊은 엄마들이 주축이 돼 만든 단체다.

만여명 회원들은 아동성폭력 관련 모든 인터넷 기사를 검색해 악성댓글과 아이디 74개를 추려내 고발했다. 이가운데 21명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고, 최종적으로 8명에게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이 선고된 것이다.

◇'악성댓글은 범죄' 인식 명확하게…포털업체 도덕적책임도=악성댓글을 작성하면 현행법상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으로 3년 이하 징역, 혹은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처벌 강화와 공인캠페인을 통한 인식 제고 모두 중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학생 대상 인터넷 윤리 교육 강화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스마트폰 등 기기 확산과 SNS 등을 통한 인터넷 활용 빈도 증가로 악성댓글 등 언어폭력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탓이다. 정기적인 윤리 교육 없이 주로 기술적 사용법만 가르치고 있는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일선 학교에서 진행되는 '악성댓글 모의법정' 교육은 모범 사례로 언급된다. 학생들이 검찰, 변호사, 피고인, 판사, 증인 등이 돼 연극 형식으로 사건을 풀어가는 방식이다. 딱딱하지 않은 방법으로 학생들이 직접 악성댓글의 문제점을 논의하면서 범죄로 인식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포털사이트업체 등 기업이 직접 게시판 악성댓글에 대해 도덕적인 책임감을 느끼고 보다 적극 대처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포털업체들은 고객센터 등을 통해 악성댓글이나 게시물을 신고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악성댓글을 걸러낼 수 있는 기술을 발전시키고 실시간 모니터링팀 강화, 익명성을 악용하지 못하도록 댓글 입력시 사용자의 블로그 등에도 자동 등록하게 되는 '트랙백' 서비스 활성화하는 방안 등이 제기된다.

한편 전문가들은 악성댓글 피해를 입었을 때는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한다. 무대응이 더 심각한 피해를 부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단 신고하기 위해서 악성댓글 내용과 해당 게시판 정보, 글쓴이의 아이디나 IP를 캡처한 사진 등이 필요하다. 해당 포털업체, 경찰 등에 신고해서 작성자가 신고 사실을 인지하도록 하는 것이 첫 단계이다. 이후 IP추적과 해당 사실을 또다시 해당 당사자와 누리꾼들에게 알려 2차 피해를 예방하는 것을 권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