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CERT 해킹방지 워크숍서 VoIP 해킹시연 성공...반드시 암호화해야
지난번 국정감사에서 인터넷전화(VoIP)의 보안이 취약한 것으로 지적된 가운데, 실제 보안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VoIP 서비스의 경우, 손쉽게 도감청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시연됐다.

23일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개최된 '해킹방지워크샵'. 이날 시연을 담당한 대학연합해킹컨퍼런스(PADOCON) 소속 해커는 자신의 PC에서 인터넷 전화를 이용해 여자친구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이후 여자친구와의 짧은 대화가 이어진 후 통화를 끊었다.

그러나 이들이 나눴던 대화내용은 미리 설정해놓은 공격자 PC에 그대로 실시간으로 데이터로 저장됐다.

곧바로 해커는 데이터 형태로 저장된 통화내용을 공격자 PC의 미디어 플레이어를 통해 음성으로 그대로 재현했다.

VoIP 프로토콜상에서 이루어지는 데이터 패킷을 몰래 엿보는 전용 스누핑 프로그램을 통해 IP망에서 전달되는 이들의 대화내용이 그대로 도청된 것이다.

물론, 이날 해커가 시연했던 인터넷전화 프로그램은 데이터 전송과정에서 아무런 보안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제품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 국내외적으로 암호화가 지원되지 않는 인터넷전화 프로그램이 적지않다는 게 문제다.

이날 시연을 담당했던 해커는 "데이터 전송구간에서 암호화되지 않을 경우엔 이처럼 손쉽게 도감청 될 수 있다"며 "특히 이같은 VoIP 전용 도청 프로그램이 이미 해외 해커그룹들 사이에 공유되고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VoIP 도감청을 방지하기 위해선 공개키기반(PKI) 구조나 다른 암호화 프로그램을 통해 전송구간과 애플리케이션 등 VoIP 시스템 전반에 걸친 보안조치가 이루어져야한다"고 당부했다.

VoIP는 인터넷망을 통해 음성 통화를 할 수 있는 인터넷 전화로, 현재 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IT839 8대 신규 서비스 중 하나로, 이에 대한 보안 문제가 꾸준히 이슈화돼왔으나, 이에 대한 해킹시연이 이루어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한국침해사고대응팀협의회(CONCERT)가 23일부터 주최한 '제9차 해킹방지워크샵'은 이틀동안 350여명의 보안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해킹시연을 끝으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