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따뜻한 디지털세상]<2부>보안은 생존이다 ⑪스팸메일

올해 5월 직장을 옮긴 박모양(27)은 광고메일을 받고 기가 막혔다. 처음에는 언뜻 합법적인 광고메일로 착각도 했으나 밑에 쓰여진 문구에는 `e메일 주소는 2003년 2월26일 이전에 모카페 인터넷주소(URL)에서 추출한 것으로 관련법규에 저촉되지 않는 메일'이라고 적혀 있었다. 분명히 올해 이직과 함께 새로운 e메일 아이디를 받았는데도 말이다.

이모씨(34)는 휴대폰 스팸 탓에 울화통이 터지고 말았다. 급한 전화를 기다리던 중 휴대폰 벨소리가이 울리다 끊어졌다. 이에 확인하지 않고 통화버튼을 눌렀더니 "귀하는 이 전화를 통해 5000원을 사회복지비로 기부하셨습니다"라는 멘트가 나온 후 바로 끊어졌다. 이씨는 "굳이 이렇게 치사한 방법까지 사용할 수 있느냐"며 울분을 삭이지 못했다.

갈수록 지능화되는 스팸메일로 온국민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급기야 정부가 전화스팸에 대한 사전동의(옵트인)제도를 도입하는 등 강도높은 규제에 들어갔음에도 `스팸'으로 인한 국민들의 스트레스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에 따르면 올해 1월 5004건이던 e메일 스팸 민원건수는 10월 8594건으로 늘어났다. 지난 1월 2만3260건이던 전화스팸 민원의 경우에도 사전동의 없는 광고전송을 금지하는 옵트인제도가 3월부터 시행됐음에도 불구하고 10월 현재 2만6570건으로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는 정부의 규제정책과 맞물려 이들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거가나 추적 자체를 피하는 등 스팸 발송자들의 수법 역시 더욱 다양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