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따뜻한디지털세상]<3부>정보사회 新문화 만들기- 극과극 댓글
'댓글'로 울고 웃는 세상이 됐다. '인터넷 힘'의 원천이 '댓글'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따뜻한 댓글 한마디로 세상살이의 고단함을 잊는가 하면, 지독한 댓글 한마디로 평생 가슴에 상처를 안고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들'이다.

하나뿐인 아들을 사고로 잃은 임수경씨는 아들잃은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그를 저주하는 댓글로 치를 떨어야 했다. 사이버경찰수사대에 의뢰해 악성댓글을 올린 이들을 찾아 처벌했지만 마음의 상처는 결코 아물지 않을 것이다.

반면 사회를 훈훈하게 해주는 '댓글'도 적지않다. 어렵고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격려의 메신저 역할을 '댓글'이 톡톡히 해주고 있는 것이다. 전기요금을 낼 수가 없어 촛불을 켜고 잠을 자다 화재로 목숨을 잃은 저소득가정의 자녀들 소식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자, 한국전력공사와 당국을 비난하는 '댓글'이 쇄도했고 그 바람에 당국은 저소득층에 대한 전기료 지원정책을 부랴부랴 만들어야 했다.

이제 '댓글'은 현상이 아니라, 인터넷 세상에서만 볼 수 있는 '문화'로 자리잡았다. 특히 '댓글 행진'은 인터넷의 힘으로 고스란히 연결되면서 여론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연예인은 물론이고 정치인, 정부 심지어 기자들까지 댓글에 무척 신경을 쓰는 형편이다. 인터넷이 지닌 쌍방향 의사교류의 통로가 '댓글'이고 보니,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국민의 목소리가 된 것이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국민과의 대화'를 인터넷 공간에서 하고 있다. 스포츠 응원도 '댓글'로서 대신한다. 최근 막을 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인터넷 생중계를 보던 누리꾼 수십만명이 한꺼번에 댓글을 통해 응원전을 펼쳤던 것도 '정보사회'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사회현상이다.

따라서 이젠 '댓글'에 대한 사회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누리꾼 스스로가 '댓글'의 가해자가 될 수도 있고 피해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얼굴을 맞대지 않은 댓글간의 대화는 자칫 무책임함까지 동반할 수 있다. 인터넷 실명제가 거론된 이유도 따지고 보면, 무책임한 댓글문화가 낳은 또하나의 규제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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