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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클린]돈만 '꿀꺽', 유령 쇼핑몰 성업중

[연중기획- 따뜻한 디지털세상]<2부>보안은 생존이다-인터넷 사기

성연광 기자  |  2005.09.22 11:07
K모(35)씨는 지난 6월 온라인 쇼핑몰에서 황당한 사기를 당했다. 에어컨을 구입하기 위해 인터넷 가격 비교 사이트를 검색한 결과, 최저가 판매업체로 랭크된 쇼핑몰을 발견했다.

맘에 드는 상품이 다른 곳보다 20% 저렴하게 판매되는 것을 보고, K씨는 늦을새라 무통장 입금처리를 했다. 그러나 기다리던 에어콘은 끝내 배송되지 않았고, 얼마 뒤 이 사이트는 일방적으로 폐쇄되고 말았다. 온라인 쇼핑몰 사기에 걸려든 것이다.

K모씨는 "무통장 입금방식으로 현금결제하면 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다고 해서 선뜻 선금을 지불했던 게 화근"이라며 "정상적으로 개설된 온라인쇼핑몰 사이트에서 사기를 당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소비자 결제 후 배송을 하지 않은 '하프플라자닷컴' 사건이 발생한 이래 한동안 잠잠했던 유령 온라인 쇼핑몰들이 최근 또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나는 ‘사기’, 기는 ‘단속’

올 상반기 발생한 '리치투유(www.rich2you.com)' 사기사건이 대표적이다. 리치투유는 가격비교사이트에 최저가로 에어컨, MP3, 화장품 등의 상품을 올려 단기간에 소비자를 모은 후 약속한 배송일이 다가오자 사이트를 일방적으로 폐쇄했다. 공식 피해자만 135명에 달했다.

이외에도 최근 유령 쇼핑몰 피해가 속출하면서 전자상거래 전반에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현재까지 적발된 유령 쇼핑몰은 모두 28여건. 피해 액수만 6억8000만원이 넘어섰다.

가전, 휴대폰, 노트북 PC 등의 품목을 판매하는 사이트들이 주류를 차지했으나, 최근 추석명절을 전후로 상품권 사기 사이트도 3건이나 적발됐다.

미끼공세도 갈수록 과감해지고 있다. 과거엔 스팸메일을 주로 이용했으나, 최근엔가격비교사이트나, 포털 검색엔진에 최상위 검색목록으로 등록, 정상 쇼핑몰인양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문제는 인터넷 사기가 극성을 이루고 있지만, 사기범 추적이나 소비자 피해보상이 쉽지 않다는 것. 실제 서울시가 적발한 28건 가운데 사기범이 검거된 사례는 고작 2건에 불과하다.

이는 도메인 확보, 홈페이지 콘텐츠, 웹호스팅 연결 등의 과정이 수월해 누구나 맘만 먹으면 가짜 사이트를 만들 수 있는 제작 환경에다 주로 '대포폰', '대포통장'이 이용되고, 작업도 PC방에서 이루어지는 등 사기행위가 지능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현금 선금결제는 사기 사이트의 전형이다.

더욱이 국내 법망을 피해 해외 서버를 통해 운영되는 경우엔, 설령, 사기 사이트로 판명이 나더라도 범인 검거는 물론 쇼핑몰 폐쇄 자체도 쉽지 않다.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 정지연 팀장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되는 사기쇼핑몰이 지난해 9월부터 5건이 적발됐으나, 이를 물리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어 차선책으로 '그곳이 사기 사이트'임을 관계기관에 통보하거나 네티즌들에게 홍보하고데 머물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서울시에 적발된 젝스터(http://zaxter.net)라는 이름의 쇼핑몰의 경우, 서버는 미국 시카고에, 운영은 중국에서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누구도 믿지 마라

에스크로(중간결제시스템)가 지원되는 대기업 오픈마켓(판매자와 소비자간 중개) 사이트에 등록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은 뒤, 나중에 뒤통수를 치는 신종 사기수법까지 등장했다.

유명 오픈마켓 사이트인 G 사이트는 이달 초 300만원대의 PDP가 100만원 가량 저렴하게 내놓은 H사의 제품이 등록됐다가, 다음날 이를 수상히 여긴 G사에 의해 일방적으로 판매 중지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며칠 뒤 다른 AV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실제 그 가격에 제품을 받았다는 게시물들과 함께 '해당제품을 생산한 제조업체의 압력에 굴복해 G마켓이 상품판매를 중단했다"는 출처불명의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를 틈타 판매자 H사는 제품 설치가 끝난 뒤 돈을 받겠다는 '후불제'를 공언했다. 즉각, 쇼핑몰 게시판에는 '위약금 10%를 지급하라'는 등 G사를 겨냥한 네티즌들의 항의성 글들이 도배되는 등 초기 반신반의했던 네티즌들이 일부 H사 편을 들기 시작했다. 동정론이 힘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실제 제품을 받았다는 게시판의 글들이 동일 IP에서 작성된 것으로 밝혀진데데다, H사가 공언했던 후불제 역시 "제품 발송전 전 선금으로 입금해야한다"고 말이 바뀌면서, 현재 사건의 전모가 '사기극'으로 결론이 나고 있는 분위기다.

G사 관계자는 "당시 제시된 가격이 시중가에 비해 말도 안되게 싼데다, 재고 여부 등도 미심쩍어 직원을 해당지역에 급파했으나, 해당업체는 끝내 재고를 보여주지 않았으며, 현재는 연락까지 두절된 상태"라고 전했다.

아직까지 H사의 의도된 사기행각인지 여부와 피해현황이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H사의 수법이 비정상적인 거래행위라는데는 현재 대다수 네티즌들이 동의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더욱이 주목할만한 점은 일일이 게시판을 돌아다니면서 꼼꼼하게 체크하는 상식있는 '인터넷 쇼핑 族'들조차 판단자체가 흐려져, 되레 사기꾼들을 도와주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까지 연출됐다는 점이다.

그만큼 '사기'와 '정상'간의 간극이 절묘할만큼 모호해졌다는 얘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 쇼핑에 익숙한 네티즌들의 경우, 대부분 어지간한 사기행각에는 놀아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이번 사례는 아무리 정통한 인터넷 쇼핑族들도 언제든 순간적으로 속을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라고 말했다.

한국소비자보호원 사이버소비자센터 이기헌 팀장은 “정상적인 가격에 비해 턱없이 낮거나, 선불로 현금결제를 요구하는 등 비정상적인 거래조건이라면 구매전 한번씩 의심해봐야한다”며 “특히, 온라인 거래시 신용카드 결제를 이용하거나, 중개 사이트의 에스크로 시스템을 이용한다면 피해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