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올바른 디지털문화를 위한 'u클린' 공모전 수상작 '착한 골뱅이(@)들의 꼬꼬댓'
인터넷과 모바일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줬다. 누구나 쉽게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고,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지구 반대편 사람들의 소식도 실시간으로 듣는다. 손 안의 스마트폰 하나면 언제 어디서나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고 책을 읽는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늘어나는 게임중독, 악성댓글과 욕설메시지는 판도라의 상자에서 쏟아져 나온 재앙과도 같았다. 소중한 개인의 사생활과 정보가 노출되고, 음란·폭력 등 각종 유해물은 우리를 경악케 했다.

여기저기서 걱정이 쏟아져 나왔다. 어른들은 각종 중독, 학교 폭력 등 청소년 문제가 인터넷과 게임 때문이라고 했고 요즘 애들의 감성이 메말라간다며 혀를 찼다.

하지만 아직 청소년과 우리의 미래를 믿어도 될 듯하다. 판도라의 상자에 '희망'이 남아있었듯 말이다.

'착한 골뱅이(@)들의 꼬꼬댓(꼬리에 꼬리를 무는 댓글)'(지은이 김병진 외 30명)은 인터넷과 모바일이 얼마나 따뜻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어른들이 만든 잘못된 문화 속에서도 우리 아이들이 좌충우돌하며 건전한 사이버 윤리의식을 갖춰나가는 생활 속 이야기다.

이 책은 지난 2006년부터 7년간 건전한 디지털 문화를 만들기 위해 진행된 머니투데이 'u클린' 캠페인의 글짓기 공모전 수상작 중 초등학교 고학년들이 읽을 만한 작품을 선별해 담았다.

멀리 떨어져 사시는 할머니께 휴대폰 문자가 얼마나 고마운 안부 메시지인지, 문자도 잘 쓰면 약이 된다는 걸 깨닫게 된 학생 이야기를 비롯해 직장 다니는 엄마와 채팅을 통해 쓸쓸함을 이겨내고 자기 주도적 학생으로 커나가는 아름다운 이야기들이다.

아이들의 창작물인 만큼 제목과 원고 내용이 그대로 남겨있어 표현이 생생하다. 학생이라면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며 또래들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울고 웃을 수 있다. 교사나 학부모라면 우리 아이들을 다시한번 이해하고 사이버 윤리 교육의 중요성을 되새겨 보는 기회가 된다.

초등학교 5학년과 중학교 2학년 때 공모전에서 수상한 서울 잠실고등학교의 김병진 군은 직장에 다니시는 어머니와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늘 함께 했던 모자지간의 알콩달콩한 생활을 소개했다.

지난해 초등부 대상을 받은 서산 석림초등학교 임진서군은 게임 중독에 빠진 아버지와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다시 가족의 희망을 찾은 사연을 전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착한 골뱅이(@)들의 꼬꼬댓'을 읽고, 오늘 밤 서로에게 평소 하지 못했던 얘기들을 문자, 이메일 한통으로 전하는 것은 어떨까.

김병진 외 30명 지음/머니투데이 펴냄/180쪽/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