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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기고 베끼고 훔치고···3苦에 시달리는 모바일앱시장

[u클린2013]불법앱, 유료앱의 절반 육박…음란앱·도용앱도 심각

이학렬 기자  |  2013.06.06 05:38
#모바일앱 개발사 대표 A씨는 인터넷 블로그에 자신이 만든 애플리케이션 apk 파일이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해당 블로그 운영자에게 경고해 apk 파일을 삭제했지만 그때뿐이었다. 앱이 인기를 끌면 끌수록 apk 파일을 공유하는 인터넷 사이트는 더욱 늘어났다.

#구글플레이에서 'porno'를 검색하면 5000건이 넘는 앱이 검색된다. 앱을 다운로드 받지 않아도 보기 민망한 사진들이 많이 나열돼 있다. 내 아이가 같은 검색을 할까 두렵다.

모바일 시장의 중심인 애플리케이션 장터가 멍들고 있다. 불법앱과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콘텐츠가 홍수를 이루면서 국내 모바일 시장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음란앱도 청소년들에게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고 있다.

◇불법앱, 전체 모바일앱 시장의 절반 육박
한국저작권위원회가 발표한 '2012 스마트 기기를 통한 저작권 침해실태 및 유통경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유료 앱 시장 규모는 4032억원으로 2011년 2076억원보다 94% 성장했다.

하지만 국내 유료 앱 시장은 이보다 더 성장할 수 있었다. 지난해 불법앱 시장이 1774억원으로 유료앱 시장 규모 4032억원의 44%에 달했기 때문이다. 불법앱이 없었다면 국내 모바일앱 시장규모는 180% 성장한 5800억원으로 커질 수 있었던 셈이다.

특히 게임의 피해가 컸다. 게임의 불법앱 이용비율이 19.5%에 달했다. 게임앱을 하면서 5번의 1번은 불법앱을 이용하면서 불법 게임앱 시장만 835억원에 달했다.

불법앱은 블랙마켓이나 스마트폰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안드로이드 앱이 유통된다. 안드로이드는 apk 파일만 있으면 루팅 등을 하지 않아도 앱을 설치할 수 있어서다.

2011년에는 블랙마켓을 통한 불법앱 유통이 40%로 두드러졌으나 지난해에는 스마트폰 커뮤니티가 38.4%로 급증했다. 포털 블로그와 카페가 발달하면서 이를 통한 불법앱 유통도 각각 34.7%, 24.3%에 달했다.

불법앱이 늘어나면서 인앱결제 비율이 늘어나고 있지만 불법앱 앞에서는 이마저도 소용없다. 인앱결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을 무제한으로 얻을 수 있도록 크랙한(불법 개조한) 불법앱도 판을 치고 있어서다.

불법앱과 함께 불법 콘텐츠도 늘어나고 있다. 음악이나 영화를 불법적으로 다운로드 받는 경우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어나고 단말기 성능이 좋아지면서 드라마, 예능 등 TV프로그램과 영화를 불법적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불법앱이 늘어나면서 개발자의 피해도 만만찮다. 지난해 저작권 피해를 경험한 앱개발사는 31.6%로 2011년 16%보다 15.6%포인트 상승했다. 저작권 피해를 막기 위해 개발사들은 저작권 위반 경고문구를 삽입하거나 인증 암호화 기술을 사용하는 등 추가적인 투자를 해야 했다.

향후 불법앱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저작권 침해가 심해짐에 따라 모바일앱 개발사들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민망한 음란앱…베끼는 앱…환불하기 어려운 앱장터
앱장터의 문제는 불법앱 뿐만 아니다. 음란앱들은 무분별하게 청소년에게 퍼지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올해 4월22일까지 125개의 앱에 대해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결정했다. 지난해 연간 99건을 이미 넘어섰다.

여성의 가슴을 노출하거나 구체적인 성행위를 묘사하는 동영상을 지닌 앱들이 대부분이다. 스마트폰 전용 웹페이지도 지난해 4건에서 올해 9건으로 불어났다.

방통심의위는 구글플레이, 앱스토어 등으로 유통되는 앱이 크게 증가하면서 영리목적의 선정적인 동영상, 성인만화, 청소년 유해업소 소개 앱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유사한 앱도 모바일 시장을 멍들게 한다. 한때 국민게임 '애니팡'이 베끼기 논란에 휩싸인데 이어 최근에는 '다함께차차차'가 도마에 올랐다. 인기를 끄는 앱일수록 모방을 넘어선 도용앱이 많이 발견된다.

해외에서 인기를 끈 앱을 아무런 저작권 동의나 계약 없이 국내에 서비스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아이러브커피'를 따라한 '커피러버'가 서비스되면서 개발사인 파티스튜디오가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유사앱이 판을 치면서 한 개발사는 애플에 유사앱에 대한 삭제를 요청했는데 자사 앱이 삭제되는 웃지못할 일을 겪기도 했다.

앱장터의 환불 정책에 대해서는 시민단체가 나섰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애플 앱스토어의 환불 정책 개선을 요구하기 위한 공익소송인단을 모집했다.

경실련은 "앱스토어의 경우 앱 구매 전 환불정책, 업체정보, 개발자정보 등 소비자가 인지해야 할 주요 정보들을 고지하지 않거나 미흡한 상태로 고지하고 있다"며 "명확한 원칙 및 기준 없이 계약철회 및 환불은 원천 불가능하다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