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ETRI 산하 GTSC 해킹당해...접속자 정보 노리는 '악성코드 유포' 확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게임기술지원센터(ETRI GTSC)도 중국發 해킹에 어이없이 당했다. 국내 게임산업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해 설립된 국가 공공기관마저 중국발 해킹을 피할 수는 없었던 것.

23일 ETRI 게임기술지원센터(http://gtsc.etri.re.kr) 홈페이지가 중국 해커로 추정되는 공격자에 의한 해킹으로, 트로이목마와 악성코드(백도어)를 유포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을 해킹한 중국 해커(黑客, 추정)는 이 사이트를 방문한 네티즌들을 겨냥한 국내 온라인게임이용자 정보 탈취용 트로이목마뿐 아니라 사이트 방문자의 개인신상정보와 기술정보까지 빼낼 우려가 있는 백도어까지 유포하고 있어, 더욱 심각하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해당 홈페이지 방문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즉, 이번 중국발 해킹은 온라인게임 이용자들의 정보빼내기 수준을 넘어, 국가 산업기술 정보를 빼내려고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감지돼, 중국발 해킹에 대한 보다 강도높은 보안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안패치를 받지 않은 네티즌들이 이 사이트를 접속하면, 해킹으로 트로이목마(explorer.exe, ab1dll.dll 등)가 이미 숨겨져있는 링크 사이트들 때문에 PC에 바로 감염될 우려가 있다. 이 트로이목마는 기존 중국發 해킹에 당한 사이트에서 발견돼온 특정 온라인 게임 이용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빼내는 트로이목마와 유사하다. 이는 윈도 익스플로러의 취약점을 악용한 공격이다.

더욱이 이 사이트 하위메뉴인 '기술정보'란에 네티즌들이 접속할 경우, 또다른 트로이목마(Kerne121.exe, microsoftie21.dll)와 함께 PC이용자 정보를 빼내는 백도어(진단명; Backdoor.Win32.BlackHole.2005.s)까지 숨겨져 있어, 자칫 PC사용자 개인정보까지 해킹당할 우려가 있다.

'기술정보'란에 백도어를 숨겨놓은 것은 국내 게임 엔지니어들이 주로 방문하기 때문이라는 것. 이는 이곳을 방문한 기술자들의 개인정보와 게임기술관련 정보를 빼내기 위한 목적이었을 것이라는 게 국내 보안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 보안 전문가는 "그동안 중국발 해킹은 게임사용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을 빼내기 위해 공격한데 반해, 이번 해킹은 국내 게임기술 관련 연구원들의 정보를 유출하려고 시도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관측했다.

그는 특히 "백도어와 트라이목마를 함께 심어놓은 이유는 백도어를 심는 것만으로 인터넷프로토콜(IP) 추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백도어와 트로이목마를 함께 이용해서 사이트 접속자들의 IP를 추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정원 국가사이버안전센터(NTSC)는 지난 14일 심층분석 리포트를 통해 "최근 중국발 해킹이 현재까지 주로 국내 유명 온라인 게임이나 포털 사이트의 ID와 비밀번호 유출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나, 앞으로 금융정보나 기업의 기밀정보 등 다른 중요 정보 유출에도 악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사용자들의 주의를 촉구한 바 있다.



◇ETRI 게임기술지원센터 홈페이지 하위메뉴인 '기술정보'란에서 유포되고 있는 백도어를 안티 바이러스가 잡은 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