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후원, KISA 주최 '중국발 해킹대비 홈피 보안워크샵'..中 자동해킹도구 만연
해킹 표적은 'www.cafexxx.org'.

해커는 자동해킹 프로그램을 이용해 'SQL 인젝션 공격'이 가능한지 탐색하기 시작한다. 'SQL 인젝션(Injection) 공격'은 정상적인 SQL 쿼리를 변조해서 사용자 인증을 비정상적으로 통과하는 해킹수법. 지난 5월부터 국내 보안의 최대 이슈로 부각된 '중국發 해킹사건'에 주로 사용된 방식이기도 하다.

해커가 ID와 비밀번호 입력창에 특수문자를 대입했다. 그러자 곧바로 에러 메시지가 창에 떴다. 이 창을 보고 해커는 'SQL 인젝션 공격'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해커는 여기서 나온 에러 메시지 정보와 자체 제작한 자동 해킹프로그램만 가지고 'admin' 계정과 비밀번호를 쉽게 찾아냈다. 불과 10분만에. 바로 이 순간부터 관리자 권한은 해커의 손으로 넘어간 것이다.

본지 후원,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 주최로 19일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빌딩에서 열린 '중국발 해킹대비 홈페이지 보안 워크샵'에서 해커가 임의의 가상사이트를 직접 해킹하는 장면이다.

이날 시연을 담당했던 이안시큐리티 정문수 대표는 "이렇게 관리자 권한을 획득하면, 이를 이용해 웹페이지에 악성코드를 심어놓거나 전체 서버에 침투하는 일은 식은 죽 먹기"라고 말했다.

◇국내사이트 절반 '뚫릴 수 있다'

물론 이날의 해킹시연은 미리 설정해놓은 가상 홈페이지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상당수 웹사이트들이 이와 비슷한 취약점을 안고 있다.

NHN IT시큐리티 그룹 전상훈 과장은 "현재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상당수 웹사이트들이 SQL 인젝션 취약점을 안고 있어, 향후 지속적이고 대규모적인 해킹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국내 웹서버 절반 이상이 사용자 입력값이나 URL 인자값에 특수문자(", /, Space 등)와 SQL 구문(or, and 등)을 포함시킬 경우, 사용자 인증과정없이 데이터베이스(DB)를 조회할 수 있고, 이 경로를 이용해 웹페이지를 변조될 가능성이 높다.

전 과장은 "IT기업의 보안 인식 부족이나 관리자들의 실수로 웹사이트는 물론 국내 대다수 웹 프로그램들도 사용자 입력값이 유효한지 검증해주는 'Validation(유효성) 체크'가 완벽하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이는 빠른시일내에 해결되지 않는 문제라 웹서버를 해킹해 악성코드를 유포시키는 행위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개발, 운용, DB, 보안 부문에 대한 총체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기업 입장에서 보다 강력한 Validation 체크가 필요하며, 전문인력 확보 등 보안 수준을 높이기 위한 종합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본지 후원, KISA 주최로 19일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빌딩에서 개최된 '홈페이지보안기술세미나' 는 최근 연이은 중국發 해킹사건에 대한 우려 때문인지 700여명의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중국發 해킹 목적은 '돈'

이날 세미나에서 최근 우리나라를 겨냥한 중국發 해킹의 특징과 기법들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됐다.

대학연합 해킹/보안컨퍼런스(PADOCON) 소속 최상명씨는 "최근 중국 해커들에 의한 국내 사이트 해킹은 실력과시 차원보다는 추후 악용 목적으로 백도어나 루트킷을 설치하는 등 특수 목적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최근 국내 온라인 게임 계정 해킹 사건의 경우, 게임 아이템과 사이버 머니 거래로 금전적 이득이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 해커들의 경우, 수많은 해커그룹들이 인터넷을 통해 해킹기법과 도구를 공개하고 있어, 누구나 손쉽게 정보를 취득할 수 있으며, 동영상 강좌나 해커 교육 강좌를 통해 해킹이 대중화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PADOCON에 따르면, 중국해커들이 해킹시도 후 성공한 수기를 작성해 웹상에 공개해 모방 해킹이 증가하고 있으며, 'HScan', 'Spook 5.4', '류광(流光)', '빙하(氷河) 2005' 등 자동화된 해킹 툴들도 상당수에 달하고 있다. 더욱이 중국發 해킹을 통해 국내에 유포되고 있는 백도어들이 기존 보안제품으로는 탐지와 제거가 어려운 형태로 발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700여명의 인터넷 및 IT업계 관계자들이 참석, 최근 연이은 중국발 해킹사고에 대한 업계의 우려를 실감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