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사회 新문화만들기]모바일 미아찾기 5년간 19명 '부모품'
#정○○군(19세)의 부모님에게는 애타는 열흘이었다. 장애가 있는 정군이 학교에서 사라진 것은 지난 2006년 3월 22일. 가족들은 서울 전역에 벽보를 붙이고 정 군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하루, 이틀... 일주일이 지나도 정군의 소식은 들을 수 없었다.

실종아동전문기관 어린이재단은 실종 엿새 뒤 정군의 사진과 특징 등을 SK텔레콤 '모바일 미아찾기'를 통해서 발송했다. 이튿날, 정군을 보호하고 있던 보호시설 관계자가 이를 보고 어린이재단에 신고를 했다. 일주일만에 정군을 만난 가족들은 정 군의 얼굴을 쓰다듬고 안으며 울기만 했다. 정군의 아버지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신문에 광고를 낼 참이었다.

#지난해 8월 버스정류장에서 실종된 정○○군(6세)의 부모님에게도 아찔한 하루였다. 집이나 학교 등 아이의 평소 생활공간에서 잃어버린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경찰서-어린이재단 등을 거쳐 실종 3일~일주일이 지나 모바일미아찾기에 신청되는 것과 달리 빠른 조치가 필수적인 상황이어서 당일 곧바로 모바일미아찾기를 발송했다. 다행히 정군을 맡고 있던 인근 보호시설의 사회복지사가 연락해 아이를 찾을 수 있었다.

휴대폰이 아이를 잃어버린 가족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바로 SK텔레콤의 모바일미아찾기 서비스다.

모바일미아찾기는 SK텔레콤이 지난 2004년 5월 경찰청, 한국복지재단과 협정을 맺고 시작한 공익서비스. 경찰청에 실종신고가 접수된지 24시간이 지난 아동이나 장애인에 대해 경찰청과 복지재단이 보호자의 동의를 받은 후 SK텔레콤에 사진 발송을 요청하게 된다. 이를 네이트방송(Air) 단말기를 보유하고 있는 고객이 받은 후 경찰청이나 한국복지재단에 신고를 해 미아를 찾아주게 된다.

SK텔레콤은 이듬해 5월부터는 미아뿐 아니라 치매노인과 장애인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네이트Air는 개별적으로 보내야하는 문자메시지(SMS)와 달리 한 번 발송으로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은 가입자들의 불편 등을 고려해 평균 2주에 한 번 정도 미아정보를 발송한다. 가끔씩 장기 미아에 대한 정보를 발송할 경우도 있다. 현재까지 정보를 발송한 미아는 총 345명이었다.

매년 7000~9000건 가까운 미아가 발생하지만 이 가운데 99% 이상이 당일 발견돼 부모에게 돌아가고 미발견 건수는 연간 10여건이 남는다. 지난 1998년부터 2008년까지 아직 남아있는 미아신고는 108건이다. 실종아동이 발생되면 우선 경찰서나 지구대에서 시군구청을 통해 일시보호시설이나 장기보호시설로 옮겨지게 된다.

이 가운데 모바일미아찾기 서비스로 가족을 찾은 실종아동·장애아·치매노인은 5년간 모두 19명에 달한다. 지난 1999년부터 시작한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고지서 '미아찾기'란을 통해 찾은 아이들은 6명이다. 또 보험공단 등을 통해 찾은 미아가 4명, 신문, 홈페이지 방송 등을 통해 찾은 아동이 0명인걸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다.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전국 539개 기관에서 다양한 형태로 미아찾기 활동에 참여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이를 통해 발견한 미아는 33명 정도다.

단연코 돋보이는 성과는 모바일의 특성 때문이다. 항상 지니고 다니는 휴대폰의 특성 상 미아찾기 메시지를 볼 수 있는 가능성이 높고 사진이나 인적사항 등 저장된 내용을 다시 볼 수 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아이의 얼굴을 확인 할 수 있다. 종교단체에서 한 신도가 옆에서 기도하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모바일미아찾기에서 발견하고 다시 확인해 신고한 경우도 있었다.

최동호 SK텔레콤 매니저는 "휴대폰이 개인적으로 다른 매체에 비해 고관여 기기인데다 미아찾기 사진을 확인하려면 직접 선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관심을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의 장점은 실종지역을 중심으로 즉각적인 배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예컨대 서울지역에서 실종된 아동의 경우 발송 첫 날에는 서울지역에만 배포한 후 두 번째로 인천, 수도권 등지로 발송 지역을 확대하는 것이다. 발견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특정해 집중적으로 발송하는 것이다. 때문에 메시지를 받는 사람의 불편은 줄고 효율성은 높다.

또 요금고지서나 신문, 방송 등 정해진 시간에 따라 발송해야하는 경우와 달리 즉각적인 처리가 가능하다. 네이트방송(Air)은 최단 시간내 전국동시 발송이 가능하며 SMS 등에 비해 송출원가도 저렴하다. 물론 가입자에게는 통화료나 정보이용료가 전액 무료다.

최 매니저는 "아이가 실종된 후 빠른 시일 내에 발견하는 것이 가장 좋다"며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찾을 수 있는 확률이 낮아진다"고 말했다. 실제 모바일 미아찾기를 통해 집으로 돌아간 19명의 미아 실종치매노인 등은 대부분 실종 일주일 만에 발견했다. 4개월만에 찾은 박○○ 군 등 4명만 일주일이 지나서 찾은 사례였다.

송지윤 어린이재단 팀장은 "미국의 경우 '앰버'시스템으로 실종 아동이 생기면 전 방송을 중단하고 아이찾기에 나선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이같은 실종 아동을 찾기 위한 시스템이 미비했는데 이동통신의 경우 실시간으로 불특정 다수의 시민에게 실종 아동에 대해 알릴 수 있는 파괴력 있는 매체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휴대폰 이용자들의 관심이 점점 줄고 있는 것이 고민이다. 날로 늘어가는 스팸 피해 때문에 모바일미아찾기 정보 역시 귀찮은 스팸으로 취급되기 일쑤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보다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모바일 미아찾기 2.0'을 추진하고 있다.

'모바일미아찾기 2.0'은 네이트방송이 아닌 메시지(SMS,MMS) 등으로 미아 정보를 전송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지역별, 타깃별 미아찾기가 가능해진다. 우선적으로는 미아나 실종 장애인, 치매노인 등 먼저 거치게 되는 시설보호 종사자를 중심으로 메시지를 전송할 예정이다. 특히 모바일미아찾기로 발견된 19명 가운데 12명이 사회복지사 등 시설보호기관 관련자의 신고로 이뤄졌다.

이같은 노력과 함께 주변의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 송 팀장은 "내 가족이 그런 일을 당했다고 생각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방법이 모바일 미아찾기"라며 "받는 사람들이 조금만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