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나 CIA로 위장된 메일 조심하세요"
직장인 김모씨(30)는 최근 FBI로부터 한통의 메일을 받고 깜짝 놀랐다. "당신의 IP주소가 30번 이상 웹사이트에 불법 접속한 기록을 갖고 있다"며 "질의서 리스트를 보내니 꼭 답장을 보내라"는 내용.

보낸 사람 주소도 FBI 도메인(Office@fbi.gov)임을 확인한 김모씨는 놀란 마음에 첨부파일(list.zip)을 클릭하고야 말았다. 그 순간 컴퓨터가 느려지더니 시스템이 자꾸만 다운됐다.

더욱 심각한 것은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은 뒤 회사의 메일 서버 자체가 완전 불통돼 버렸다는 것. 클릭 한방에 회사의 주요 시스템 자체가 날아간 것이다.

일단 감염되면 대량의 메일을 자동 발송하는 소버 웜(Sober) 변종이 최근 국내로 유입돼, 적잖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소버 웜의 변종은 미연방수사국(FBI)과 미국중앙정보부(CIA)에서 발신되는 이메일로 위장하고 있다는 것.

'당신의 IP주소로 웹사이트를 불법 접속했으니, 첨부된 질의서 리스트에 답변하라는 내용이다. 수신자가 이 첨부파일을 열면 곧바로 감염돼, PC 안에 모든 메일 주소로 웜이 전파된다.

이 과정에서 대량의 트래픽이 발생하게되는데, 사내 감염자가 많을 경우 회사의 메일서버가 과부하 상태가 되며, 심할 경우 곧바로 다운된다는 것.

안철수연구소가 25일 현재 국내에서 집계된 소버 웜 변종 신고건수가 10여건. 그러나 실제 피해사례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 사례의 경우, FBI나 CIA 등으로 위장돼 있어, 호기심에서 순간 클릭할 수 있는 개연성이 높기 때문.

안철수연구소 차민석 주임연구원은 "현재 집계된 소버 웜 변종 신고건수는 10여건에 불과하지만, 실제 피해사례는 더 많을 것"이라며 "사용자들은 수상한 메일의 첨부파일을 함부로 클릭하지 말고, 백신제품도 최신버전으로 업데이트받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지난주에 발견된 이 소버 웜 변종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 상당한 피해를 유발하면서 맥아피, 시만텍, F-시큐어 등 세계 보안업체들이 이 웜에 대한 보안 경고 수준을 일제히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