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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자 vs 수호자'…AI시대, 결국 인간 손에 달렸다

[u클린 2016]<1>지능화 시대의 빛과 그늘

이하늘 기자  |  2016.03.31 03:00
편집자주|[편집자주] 머니투데이가 건전한 디지털 문화 정착을 위해 u클린 캠페인을 펼친 지 12년째를 맞았다. 과거 유선인터넷 중심의 디지털 세상은 빠르게 그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차원을 넘어 사물과 사람, 사물과 사물을 연결한다. 인공지능은 발전을 거듭해 바둑에서도 사람을 넘어섰다. 드론은 정보수집, 물류, 이동수단 등으로 발전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정보화 사회를 넘어 지능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의 발전은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그 반대 편에는 짙고 넓은 그림자가 함께한다. 과거에는 사이버 폭력과 해킹 등 부작용이 유선 인터넷 세상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졌지만 오늘날에는 시공간을 초월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ICT 기술발전이 빨라지면서 사이버 부작용은 이제 인류 사회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올해 u클린 캠페인은 지능화 사회에 대비한 올바른 디지털 윤리 문화를 집중 조명해봤다.
러다이트(Luddite·신기술 반대주의자) 운동, 기계파괴 운동이라고도 부른다. 다시 일자리로 돌아갈 수 없게 된 인간들의 저항으로도 표현한다. 때는 1차 산업혁명 뒤, 영국 노팅엄 직물공장에서 벌어진 소동이 1817년까지 랭커셔, 요크셔 등 북부의 여러 주로 확대됐다.

고용 감소와 실업자 증가, 임금 체불 등으로 실업의 나락에 빠진 노동자들이 이 모든 원인을 수공업 형태의 노동을 대체해버린 기계의 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고 사회 빈곤층으로 전락하게 된 이유는 기계 도입이 전부가 아니었다. 일부 대자본가들이 기계를 소유하면서 이윤을 독점해 버린 탓이 컸다는 게 사회학자들의 분석이다.

사람의 손에서 기계로 생산수단이 이동하는 기술의 역사에서 인간과 기계는 항상 긴장 관계를 형성해 왔다. 정보화 사회를 넘어 지능화 사회로 빠르고 진입하고 있다. 1차 산업혁명 시절 노동자들을 눈물짓게 했다면 이젠 인공지능(AI)로 인해 화이트컬러(지식노동자)마저 일자리에 대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암울한 과거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21세기판 러다이트 운동’ 얘기도 흘러나온다.
전문가들은 지능화 시대 기술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유토피아를 가져올 지 아니면 디스토피아를 가져올 지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전문일자리 속속 꿰차는 AI=AI와 자율주행자동차, 로봇, 드론(무인기) 등 지능화 시대의 새로운 융합기술들은 미래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반면, 우리 사회 다양한 분야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란 걱정도 앞선다. AI는 단순 육체노동을 대신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고도의 정신노동까지 대체하는 추세다.
IBM의 AI ‘닥터 왓슨’의 경우, 암 진단 분야에선 명의로 통한다. 미국 종양학회에 따르면 왓슨의 암 진단 정확도는 대장암 98%, 방광암 91%, 췌장암 94%, 자궁경부암 100%이다. 의사들이 길거리로 나앉게 생겼다.

구글이 개발한 무인자동차도 지난 6년간 330만Km를 주행했다. 과실로 발생한 사고는 단 한 차례. 과학기술계는 무인자동차 기술 발전으로 사고율이 0%에 가까워질 날이 멀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이는 택시업계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금융 컨설턴트의 설 자리도 위태위태하다. AI를 활용한 자산관리서비스 ‘로보 어드바이저’를 금융계가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자산배분과 리스크 변수 등의 설정, 투자 종목 선택, 수익률 예상 등에서 인간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포츠나 일기예보 등 기사도 AI 로봇기자가 작성한다. 회계·법률·통역 등도 곧 AI가 대체 가능성이 높은 직군에 포함돼 있다. 이처럼 전문성을 요구하는 일자리 대부분을 AI가 대체하면서 ‘실직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올해 1월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선 AI로 인해 새로 생겨나는 일자리는 200만개지만, 사라지는 일자리는 700만개에 육박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최근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선 ‘50년 이내 AI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 대부분을 대체할 것으로 보냐’라는 질문에 약 1300명(65%)이 ‘그렇다’고 답했다.

실업과 함께 지능 정보 기술을 보유한 일부 기업과 특정인에게 생산 부가가치가 집중된다는 점은 더 큰 문제로 꼽힌다. 새로운 차원의 정보 격차다. 1차 산업혁명 시절과 비슷하게 기술의 혜택을 소수가 독식하는 불균형한 구조가 심화될 것이란 우려다.

여기에 AI나 무인자동차 해킹 당할 경우, 상상을 뛰어넘는 인류 사회의 재난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물리학자 스티브 호킹은 “인류가 100년 내에 AI에게 멸종당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기술보다는 활용이 시급=그러나 지능화 사회에 대해 무조건인 반감은 득보다는 실이 크다는 지적이다. AI 등 미래기술은 분명 인류의 이기(利器)다.

건물, 교량, 터널 등에 부착된 센서와 사물인터넷(IoT) 통신을 통해 붕괴 위험성을 미리 예측하고, 구조 요원이 들어갈 수 없는 재해 현장에 AI를 탑재한 로봇을 대신 투입할 수도 있다. 일본에서는 노령화 사회에 대비한 간병 로봇 개발도 활발하다.

지능정보 기술 자체보다는 인류 사회를 위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지가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 경제 문화 전반에 걸쳐 지능정보 사회를 받아들이기 위한 제도 논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인간의 사고 영역까지 AI가 빠르게 대체하면서 수천년 이어왔던 인류의 역할과 사회 규범에 대한 고찰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 관계자는 “AI가 접목된 이른바 지능화 사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갖가지 사회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사이버 윤리 체계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누구나 편리하게 AI 시대를 누릴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