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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앱에 개발자 몸살, 밤샘 성과 그대로 넘겨줘

[u클린2013]콘텐츠뿐 아니라 앱 소스코드까지 그대로 긁어가

이하늘 기자  |  2013.07.04 05:51
[u클린2013]콘텐츠뿐 아니라 앱 소스코드까지 그대로 긁어가
머니투데이가 ‘정보사회 新문화 만들기’ 일환으로 [u클린] 캠페인을 펼친지 9년째를 맞았다. 인터넷에서 시작된 디지털문화는 이제 스마트기기로 옮겨가고 있다. 스마트폰 대중화로 언제 어디서나 사이버공간을 만날 수 있게 됐고 시공을 초월한 새로운 서비스들도 쏟아진다. 하지만 스마트시대 역기능도 커지고 있다. 악성댓글이나 유언비어로 인한 명예훼손, 사생활 침해, 보안위협 뿐만 아니라 사이버 폭력, 게임 중독, 사이버 음란물 범람 등 각종 사회적 문제에 대한 방지대책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올해 9회째를 맞은 [u클린] 캠페인은 스마트시대 새로운 윤리의식과 기초질서를 정립하는 데 역점을 두고, 함께 만들어가는 '스마트 안전망'을 제시할 계획이다. 청소년들의 사이버윤리의식 고취를 위해 상반기 청소년문화마당에 이어 하반기에는 글짓기·포스터 공모전을 개최, 청소년이 함께 고민하고 정립할 수 있는 장(場)으로 진화해 나갈 계획이다.
#국내 한 모바일 게임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자사 게임과 UI(사용자 화면)는 물론 게임 운영 알고리즘, 심지어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까지 그대로 베낀 중국산 게임
때문이다. 중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던 이 회사는 해당 게임으로 이용자들이 몰리면서 전략 수정이 불가피했다.

수익모델을 접목하려했지만 짝퉁 게임 때문에 부분 유료화 역시 기대만큼의 수익을 내지 못했다. 대다수 직원들이 수개월에 걸쳐 밤샘작업을 마다하지 않았지만 결국 짝퉁 게임 때문에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100곳 중 절반 이상의 '저작권 침해' 우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대한 저작권 문제가 수면 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모바일 개발자들이 늘어나면서 우수한 서비스도 잇달아 나오고 있지만 그 역효과로 이들의 성과를 그대로 악용하는 저작권 침해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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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에서는 이 같은 모바일 앱 저작권 침해가 빈번하다. 안드로이드는 공개된 운영체제(OS)이기 때문에 개발 소스코드를 열람하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여기에 구글이 사전 등록 심의 보다는 사후 모니터링에 중심을 두고 있어 짝퉁 앱이 오히려 원 저작권을 가진 앱보다 인기를 끄는 경우도 허다하다.

지난해 저작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앱 개발사 100곳 가운데 16곳이 저작권 침해를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4곳은 저작권을 침해 당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우려했다.

모바일 앱에 대한 저작권 인정이 쉽지 않다는 점도 짝퉁 앱이 기승을 부리는 원인 가운데 하나다. 현재 앱의 특허는 소프트웨어와 함께 하드웨어까지 포함한 비즈니스 모델로 기존의 서비스보다 현저한 효과를 낼 때만 등록이 가능하다.

저작권 보호를 위한 특허신청 절차 및 비용도 중소 개발자들에게는 부담이다. 여기에 시장의 사이클이 빠른 모바일 시장에서 특허등록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 효과가 떨어진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단기적 원작자 보호, 앱 사전심의 강화 절실

금융권에서는 독자성이 인정되는 신상품에 대해 일정 기간 다른 회사에서 유사상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한다. 이같은 제도처럼 원작자를 보호하는 제도가 모바일 앱 산업에서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재용 한국소셜미디어진흥원장은 "유사 앱이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가운데 모바일 앱 원작자의 권리를 지켜주는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며 "원작자도 상표 등록 등을 통해 권리를 찾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애플과 구글이 짝퉁 앱에 대한 사전심의 강화가 있어야 한다. 국내에서 아무리 모바일 앱에 대한 저작권 보호를 강화해도 이들 앱의 전세계 진출 관문 역할을 하는 플랫폼이 저작권 침해에 둔감하면 해외진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소스코드 베끼기도 문제지만 아이디어를 그대로 도용하는 '미투' 앱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에는 넥슨의 인기게임 메이플스토리를 표절한 게임이 나와 문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에도 한 대형 인터넷 기업이 스타트업 기업의 버티컬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아이디어를 도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업계가 떠들썩한 사례도 모바일 서비스 아이디어 보호 및 저작권 정립에 대한 합의가 절실하다는 방증이다.

짝퉁 앱은 정작 기존 앱 저작권자 뿐 아니라 이용자들에게도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최근 금융권 및 모바일 보안제품으로 위장한 짝퉁 앱들은 아이디, 비밀번호 등 이용자의 개인정보 뿐 아니라 공인인증서 정보도 빼돌린다. 심지어 이용자의 금전적 피해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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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근 이같은 짝퉁 앱에 대한 성공적인 대응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아이러브커피'를 개발한 파티게임즈다. 이 회사는 아이러브커피의 중국 짝퉁 게임인 '커피러버'를 구글과 애플 앱스토어에서 퇴출시켰다.
파티게임즈는 IT 저작권전문 로펌 테크앤로법률사무소와 함께 애플, 한국저작권위원회 중국사무소, 중국 판권보호중심(중국 저작권위원회)과 적극적으로 협의했다.

그 결과 애플의 앱스토어와 중국 대형 블랙마켓인 '91닷컴'에서 서비스되고 있던 커피러버 앱 삭제에 성공했다. 나아가 커피러버 제작사인 '팀톱3'도 자사 홈페이지에서 커피러버를 삭제해 시장을 지킬 수 있었다.

서현석 파티게임즈 이사는 "국내 모바일 앱이 해외진출에 나서고 있지만 중국은 아직도 불법복제가 만연한 블랙마켓이 존재하는 만큼 서비스, 운영, 법무 등 포괄개념으로의 진출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특히, 저작권 등 법무적인 부분은 외부에 의해 언제 발생될지 모르는 만큼 미리 대응프로세스를 마련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소송을 주도한 구태언 변호사 역시 "국내 저작권법이 잘 마련됐기 때문에 모바일 앱 개발자들도 저작권을 등록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다만 대중화에 성공하지 못한 앱들은 저작권 침해에 따른 배상 범위 설정이 애매하기 때문에 해당 부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