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클린 연중기획] 'u클린 전도사' 안산공고 최우성 교사

"청소년들이 일탈을 배우는 가장 일반적인 통로가 인터넷이에요. 자살 카페, 가출 카페, 성인 음란물 카페, 심지어는 원조교제 카페까지 인터넷을 활보하고 있는 상황이죠. 인터넷 중독이 탈선으로 가는 통로가 될 수 있어요"

어른들이 만든 인터넷은 이미 청소년의 놀이터가 됐다. 일그러진 인터넷 문화를 정화시키는 것은 청소년들이 정당한 권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하지만 방치했던 권리를 찾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지도해주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다.

안산공고 최우성 교사는 자타공인 u클린 전도사다. 사이버범죄 예방활동단(이하 활동단)을 지도하고 있지만 원래 담당 과목은 수학이다.

"대부분의 학교는 인터넷 이용을 가이드해줄 전담 교사를 둘 만한 상황이 아니죠. 현재로서는 시스템이 아니라 담당 교사 개개인의 의지에 따라 형식적인 인터넷 윤리 수업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현장학습이 될 수도 있죠."

안산공고는 올초 경기도 교육청과 함께 전교생 1750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중독 자가진단(K-척도)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 '잠재적 위험자'와 '고위험자'를 포함한 주의 요망 학생이 66명에 달했다.

특히 취업이나 입시 부담이 적은 1학년에서 위험자수가 총 42명이나 됐다. 한 반에 3명은 인터넷 중독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더 안타까운 것은 학교가 개별 학생들의 인터넷 중독 증상을 일일이 지도하고 교화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저학년일수록 인터넷 중독이 심한데, 이걸 방치하면 인터넷 중독 상태로 고학년이 돼요. 중독상태를 벗어나는 학생들은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하게 되지만, 방치된 학생들은 학교를 결국 등지게 될 수도..."

최 교사의 자리에는 활동단의 흔적이 여기저기 묻어난다. 학생들이 손수 만든 사이버 범죄 예방 책갈피, 인터넷 휴(休)요일 수첩 등은 보통 손품이 들어간 게 아니다. 활동단의 활동내역은 빠짐 없이 파일로 보관해놨다.

인터넷 휴요일인 인터넷 중독 예방지침 중의 하나. 학생들에게 수첩을 나눠주고 일주일 중 하루는 학습활동을 제외한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날로 정하고, 수행 여부를 체크하도록 했다. 계획적인 인터넷 사용을 유도하기 위한 것.

과연 말 만한 학생들이 아기자기한 수첩에 스티커까지 붙이며 잘 따라주고 있을까.

"아, 잘 지키는 학생들에게는 물론 보상이 따라야죠. 매달 수첩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우수한 학생들은 야간 자율학습을 면제시켜줘요."

야간자율 면제라는 특단의 '당근' 때문인지는 몰라도 학생들의 참여는 메가톤급이다. 안산공고 사이버 범죄예방활동단의 다음 카페에는 활동내역과 학생들의 피드백이 축적돼 있다. 최 교사가 자비로 카메라에 캠코더까지 이고 다니며 활동단의 활약상을 기록한 결과다.

사이버 범죄 예방 홍보 UCC 동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학교 빈터 한 귀퉁이에 학생들 4~5명이 모여 유행가를 개사해 반주도 없이 불렀다. 캠코더를 들고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촬영한 사람은 역시 최 교사다.

"모든 교사가 다 최 선생님처럼 열성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에요." 교무실 뒷 자리 다른 한 선생님이 말을 보탰다.

최 교사는 "재밌어야 학생들도 호응을 하죠. 정부가 학교의 이런 활동들을 재정적으로도 지원하고, 입시에서도 인터넷 이용 윤리를 반영해야 학생들이 자부심을 갖고 더 열심히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