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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클린]게임바다에 빠진 위기의 청소년들

[연중캠페인]<4부>인터넷에도 사람이 살아요-⑤게임중독,스스로 극복하는 법

전필수 기자  |  2006.11.24 13:00
[연중캠페인]<4부>인터넷에도 사람이 살아요-⑤게임중독,스스로 극복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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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방학. 초등학교 5학년인 김모양은 중학교 2학년인 오빠가 갑자기 바지를 움켜쥐고 화장실로 부리나케 뛰어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순간 온 집안 가득 퍼지는 악취에 깜짝 놀라 화장실문을 열고선 할 말을 잃었다. 오빠는 바지에 소변도 아닌 대변을 실례해 뒷처리를 하느라 정신을 못차리고 있었다.
 
무엇이 김군에게 이처럼 어이없는 실수를 하게 만들었을까. 김군은 온라인게임,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푹 빠져 있었다. 그날도 김군은 팀원들과 편을 짜서 다른 팀과 전투를 하는 게임에 몰두하고 있었다. 화장실에 가고 싶었지만 게임 도중 빠지면 자기 편이 지게 되고 애써 얻은 아이템도 잃을 수 있다는 강박관념에 화장실가는 걸 억지로 참고 게임을 하다 실수를 하게 된 것이다.
 
온라인게임, 특히 MMORPG에 대한 청소년들의 중독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청소년 게임 중독 방지 사회단체인 놀이미디어교육센터에 따르면 2005년 한해에만 온라인게임과 관련해 9명이 숨지고, 3만명의 청소년이 아이템 사기와 관련해 형사처벌을 받았다.
 
문제는 이같은 게임 중독이 일부 청소년이 아니라 대부분의 청소년에게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초등학생들의 경우 '메이플스토리' '겟엠프트'와 같은 게임을 모르고는 대화가 안된다. 더 심각한 것은 청소년들이 자신의 연령대에서는 해서는 안될 게임을 즐긴다는 데 있다. 놀이미디어교육센터가 지난 5월 2000명의 초등학교 4~6학년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들이 즐기는 게임 20개 중 10개가 '15세 이상 이용가' 게임이었다. 즐기는 게임의 절반은 부모님이나 다른 사람의 주민번호를 도용해 접속하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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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연령대를 넘어서는 잔혹한 게임들을 접하다보니 게임에 빠진 청소년들의 정신건강 문제도 심각하다.
 
"게임에서는 현실에서 못하는 일들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게임에서는) 사람들을 마음대로 죽일 수 있다." "왜 게임을 하느냐"는 질문에 익산의 한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이 한 대답이다. 한 중학생은 게임을 그만하라고 얘기하는 엄마의 모습을 식칼을 들고, 뾰족한 이를 드러낸 귀신 모습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전종천 놀이미디어교육센터 기획실장은 "정신과 전문의에게 이같은 사례들을 얘기했더니 이건 정신과적으로 문제가 있는 수준이라고 들었다"며 게임에 빠진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