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가 '보안은 생존이다(Security is survival)'이란 주제로 연중 캠페인 '[u클린]따뜻한 디지털세상' 2부를 시작합니다.
'인터넷 보안' 주제는 당초 3부로 편성됐으나, 인터넷뱅킹 해킹을 비롯한 전자금융 보안사고와 유수 웹사이트들을 겨낭한 중국 해커들의 무차별적 공격 등 각종 보안 사고들이 현안으로 대두됨에 따라 긴급 수정했습니다.
2부 <보안은 생존이다>편에서는 해외 해커들의 놀이터로 전락해버린 국내 인터넷 보안 실태를 비롯해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는 해킹수법 등 국내 보안 실태 전반을 점검해보고, 이에 대한 대안을 모색해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변함없는 관심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 인터넷은 국제해커들의 놀이터'
국가 공공기관, 인터넷 포털, 언론사 뉴스사이트, 교육기관 등 내로라하는 국내 인터넷 사이트들이 바다 건너 해커들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올초 남미계열 해커들이 국내 1만여개에 달하는 홈페이지를 대량 변조하는 사건이 잊혀지기도 전에 이번엔 중국 해커들에 의해 수백여개에 달하는 국내 주요 웹사이트가 '악성코드 유포지'로 악용되는 전대미문의 해킹사고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 세계 최강국'이라는 화려한 수식어 뒤로 '국제 해커들의 놀이터'라는 오명도 자리를 굳히고 있는 것이다.
◆보안업체들도 당했다= 올초 브라질 해커그룹 등 해외 해커에 의해 무려 7000여개에 달하는 국내 홈페이지들이 변조되는 사건이 발생해 국내 보안당국을 긴장시켰다. 홈페이지 게시판 소프트웨어 등 국산 웹 프로그램에 대한 보안 취약점이 해외 해커그룹들 사이에 널리 알려지면서 이를 노린 해킹 공격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
그러나 이는 전초전에 불과했다. 최근 국내 주요 웹사이트들이 줄줄이 해킹당해 악성코드 유포지로 악용되는 전대미문의 사건은 한마디로 충격적이다. 한국 MSN, 코리아닷컴 자료실, 한국야구위원회, MBC ESPN 등 유수 웹사이트들이 중국 해커에 의해 공격 당해 온라인 게임 이용자 정보를 빼내는 해킹툴을 유포하는 '악성코드 유포지'로 악용 당하는 수모를 겪었던 것. 당시 공개되지 않았을 뿐 이밖에 적지않은 유수 인터넷 포털기업들도 동일한 공격에 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중 지난 7월 초 국내 유수 인터넷 사이트들을 해킹해 온라인 게임 아이템을 빼낸 뒤 불법 현금 거래하던 韓中 해커단13명이 경찰에 구속되면서 이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러나 한중 해커단이 구속된 이후에도 중국발 해킹은 거침이 없었다. 이같은 해킹기법과 국내 게임 아이템 유통 조직을 이용한 현금화 방법등이 중국 해커 커뮤니티에 널리 알려지면서 모방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경찰의 분석이다.
주요 포털업체인 C사 자료실과 정부부처 산하 위원회, 언론사 뉴스 사이트 등 가릴 것 없이 줄줄이 해킹 당해 200여개에 달하는 웹사이트들이 해킹됐다. 심지어는 악성코드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안업체 웹사이트들마저 뚫리는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중국 해커들의 해킹 수법도 점차 과감해지고 있다. IP 추적과 차단을 막기 위해 당시엔 중국 서버에 숨겨놨던 '악성코드 서버'를 아예 해킹에 성공한 국내 서버로 옮겨놓은데다, 이미 해킹시도가 있었던 웹사이트에 대한 재공격까지 서슴치 않고 감행했다. 한마디로 국내 웹사이트들을 제 집 드나들듯이 노닐고 있는 것이다.
◆보안 '여전히 뒷전'= 이처럼 국내 인터넷이 해외 해커들의 놀이터로 전락된데는 무엇보다 국내에 만연된 보안 불감증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세계적인 사이버범죄감시기관인 '존-H' 설립자 로베르토 프리토리도 "한국은 인터넷 초고속망이 세계 어느나라보다 잘 돼 있지만 전반적인 보안수준은 상당히 낮은 편"이라며 "이 때문에 국제 해커들이 한국 서버를 경유지로 악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국내 유수 웹사이트의 무차별 해킹이 이뤄진 뒤 국가사이버안전센터(NCSC)와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가 이에 대한 보안 권고문을 수차례 발표하고,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입주사 서버 등을 대상으로 웹서버 취약점 점검 서비스에 나서고 있음에도 한번 당했던 인터넷 웹사이트들이 동일한 수법에 재차 뚫리는 사태가 속출해 충격을 주고 있다.
김우한 KISA 인터넷침해사고대응센터장은 "과거 서버 해킹을 통한 홈페이지 변조나 정보 유출은 해당 업체의 피해로만 그쳤으나, 이번 해킹사고의 경우,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웹사이트를 방문한 고객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악성코드를 유포함으로써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일부 피해 기업들이 방화벽, 안티 바이러스 등 보안제품을 설치했다며 불가항력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최신공격들은 웹사이트 취약점을 이용한 공격으로, 웹사이트 개발단계부터 철저히 '보안'을 염두해둬야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중국發 해킹 수법이 대동소이하게 'MS SQL 인젝션' 방법으로, 재차 공격을 당하지 않기 위해선 웹 프로그램 전반에 걸친 검토가 필요한 상황임에도, 단순히 해당 코드 스크립트만 제거하는 '미봉책'을 사용하다 또다시 해킹을 당해 망신을 당한 경우가 허다했다.
매번 당해도 보안 투자는 늘상 뒷전이다. 고승철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부회장은 "미국 등 선진국들은 전체 IT 투자 예산 중 정보보호 예산이 8% 수준인데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겨우 2%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특히 인터넷 및 중소기업들은 아예 정보보호 예산자체가 편성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네티즌 이젠 '보안 의무화'= 네티즌들의 보안 의식도 크게 개선돼야 한다. 이번 중국發 공격은 사용자가 2004년 업데이트된 보안 패치만 제대로 받았어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었던 사고였다는 게 보안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럼에도 수만명의 게임 이용자 정보가 이미 유출됐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PC사용자들이 보안에 얼마나 소홀한 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실제, KISA에 따르면, 2800여만대로 추정되는 국내 PC 중 60% 이상이 보안 패치를 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조직의 경우, 이용자 정보유출 피해사례가 5만건이지만 ,이는 단순히 드러난 사례로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며 "네티즌들의 보안패치가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 이같은 중국발 해킹 공격은 앞으로도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주 방문하는 웹사이트마저 결코 안전지대가 될 수 없음을 명심하고, 자기 PC와 정보는 본인 스스로 지킨다는 마인드 전환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안철수연구소 강은성 시큐리티대응센터장은 "이제 보안은 본인 PC 시스템을 지키는 수준을 넘어 자신의 재산을 지키는 일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며 "무엇보다 보안 패치가 중요하고, 악성코드 치료 프로그램이나 PC 방화벽 등으로 자신의 PC를 수시로 점검해야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