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클린] ⑦ 사이버 폭력
#'초통령' 유튜버 도티가 유튜브 채널에서 8년 간의 방송 생활 중 겪은 사이버 폭력에 관한 경험담을 공유한다. "아, 그르지~"라며 때때로 자신의 유행어를 선보이기도 한다. "내 의도와는 반대로 누구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만 이해하면 된다"며 건강한 디지털 시민이 되는 법을 이야기한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만든 청소년 인터넷 윤리 교육 영상 내용이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온라인 수업이 장기간 진행되는 등 대면 교육이 쉽지 않았다. NIA가 '아름다운 인터넷 세상' 유튜브 채널을 통해 비대면 중심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한 이유다.

아이들에게 인기 높은 유명 크리에이터의 강연도 온라인 강의로 쉽게 만날 수 있다. 평소 도티의 유튜브 영상을 자주 본다는 구봉초등학교 4학년 윤서현 학생은 "듣는 사람을 위해 생각해서 말을 하고 조심성을 가지려 노력한다는 도티의 말이 인상 깊었다"며 "인터넷에서 다른 사람의 입장을 한 번 더 생각해보는 습관을 길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역할 놀이를 통해 사이버폭력을 당했을 때의 대처방법을 알아보는 실시간 유튜브 교육도 진행됐다. 학생들이 사이버폭력 수사대가 되어 제 3자의 입장에서 한발짝 떨어져 직접 사건을 해결해보는 것이다. 객관적으로 상황을 인지·판단해봄으로써 본인이 사이버폭력 상황에 처했을 때의 대처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사건은 두 가지다. "만약 친구가 기프티콘을 사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단체채팅방에서 욕설을 한다면", "평소 알고 있던 유튜버의 방송조작이 들통 났는데, 너무 화가 나 신상을 공개하고 저격 댓글을 썼다. 어디까지가 사이버 폭력일까" 등 사례를 통해 본인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이야기해본다.

아이들은 집에서 개인 휴대폰이나 컴퓨터로 실시간 유튜브 방송에 접속해 강사와 댓글로 활발히 소통했다. 수업을 마친 충청남도 천안 위례초등학교 학생들은 "익숙한 학교를 배경으로 일어날 법한 사이버폭력 사건이어서 기억에 남았다", "사이버폭력을 당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게 됐다", "실시간 방송을 보면서 댓글을 달며 소통하니까 게임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방관자와 가해자 입장에서도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시간이 너무 짧아서 아쉬웠다. 이런 시간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사이버폭력 수사대' 실시간 유튜브 교육은 지난 10월 5일부터 11월 23일까지 91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NIA 관계자는 "시범 교육에 대한 수업 만족도가 높아 12월15일까지 100개교에서 추가 운영을 해야 할 정도였다"고 밝혔다.

구봉초등학교 박종룡 교사는 "수많은 학생이 유명 유튜버가 되고 싶어 하고 실제 유튜브 활동을 하는 친구들도 있다"며 "디지털 공간이 생활 공간이 된 우리 학생들에게는 미디어 교육을 위해 유튜브 실시간 수업 등 재미있는 구성과 커리큘럼이 뒤따랐을 때 교육적 효과가 가장 컸다"고 전했다. 같은 학교 4학년 김서윤 학생은 "유튜브를 통한 사이버폭력 예방 교육은 우리가 실제 방송에 출연해 직접 방송을 진행하면서 수업을 하는 것 같아 재미 있었다"고 말했다.

코로나 블루, 디지털 시민교육으로 극복한다코로나19는 우리 사회를 바꿨다. 허위정보와 음모론, 혐오 등 불안 정서에 기반한 문제들이 사회를 뒤흔들고 아동, 청소년들은 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직접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생활 공간이 되어 버린 인터넷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역설했다. 각급 학교에서 비대면 교육이 시행되면서 학교 교육 자체가 '미디어'가 되기도 했다.

구봉초 박종룡 교사는 "코로나19로 스마트폰과 컴퓨터는 학교 온라인 수업의 필수 도구가 됐다"며 "그만큼 인터넷 윤리, 디지털 시민 교육의 중요성이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독자와 조회 수를 늘리기 위해 자극적인 내용에만 치중하는 미디어도 너무 많다"며 "수많은 학생이 유명 유튜버가 되고 싶어 하고 실제로 유튜브 활동을 하는 친구들도 있는 만큼, 디지털 공간이 생활 공간이 된 우리 학생들에게 미디어 교육이 필수가 됐다"고 강조했다.

위례초 정지훈 교사는 "인터넷 윤리 교육은 지금까지 일부 관심 있는 교사들의 영역으로만 여겨졌지만 코로나19가 그런 경계를 허물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학생들이 미디어를 사용하고 심지어 콘텐츠 생산자가 됐다. 요즘 창의성과 상상력만을 강조하고 미디어의 콘텐츠 생산자로서의 기능만 강조한 나머지 이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측면이 간과되는 경향이 있는데 체계적인 교육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NIA는 앞으로도 유아에서 성인에 이르는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올바른 인터넷 사용과 인터넷윤리, 사이버 폭력 예방을 위한 다양한 교육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NIA 관계자는 "새롭게 발전하는 좋은 기술들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데 가장 기본이 될 수 있는 인터넷윤리 교육 및 문화조성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