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지향하는 최고의 가치는 '인간성(Humanity)'" 인공지능(AI) 기술이 우리 삶 곳곳으로, 산업 전방위적으로 파고드는 가운데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됐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4월 '신뢰 가능한 AI 윤리 가이드라인'을 내놓았고, 최근에는 인간의 안전, 생계, 권리에 위협이 되는 AI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포괄적, 구속력 있는 규제안을 발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해 5월 'OECD AI 이사회 권고안'을 채택했다. 이 처럼 세계 각국의 다양한 AI 윤리기준에 있어 공통점은 '인간 중심의 AI'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간과 AI가 대척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공존할 수 있는 동반자로 보아야 한다는 시각이다. 우리 정부도 AI 윤리 정립에 나서며 AI와 사람이 함께하는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최고 가치를 '인간성'으로 설정한 '국가 AI 윤리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이른바 '이루다' 사태는 인공지능(AI) 기술의 부작용과 위험성을 일깨운 도화선이 됐다. 이루다는 스캐터랩이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출시한 20세 여대생 콘셉트의 AI 챗봇. 문맥을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능력으로 서비스 2주 만에 가입자가 80만명을 넘어서는 등 화제가 됐다. 하지만 서비스를 시작한지 불과 20일 만에 성착취와 차별 논란에 휩싸이며 운영사는 서비스를 멈춰야 했다. 일부 이용자가 이루다에게 성적인 대화를 유도했고, 장애인·성소수자 등에 대한 혐오 발언 논란도 불거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루다 제작사가 카카오톡 대화내용을 무단으로 수집했다는 의혹까지 터지면서 결국 서비스가 중단됐다. 미완의 서비스로 사라진 이루다이지만 한가지 의미있는 족적을 남겼다. 우리 사회에 AI와 인간이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에 대한 화두를 던진 것이다. 그동안 인간에게만 적용돼 왔던 윤리적, 도덕적 규범의 준수를 AI 마저도 요구받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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