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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클린]스마트폰 만지던 7살 "섹시가 뭐에요?"

청소년도 성인 인증 없이 음란물 접근 가능

김상희 기자  |  2011.11.03 05:30
청소년도 성인 인증 없이 음란물 접근 가능
# 최근 아들에게 스마트폰을 구매해준 A씨는 우연히 아들의 스마트폰을 보고 깜짝 놀랐다. 민망한 제목과 이미지의 성인화보 애플리케이션이 버젓이 바탕화면에 설치돼 있었기 때문이다.

# 7살 아이를 키우는 한 블로거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황당한 사연을 소개했다.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놀던 아이가 "섹시가 뭐에요?"라고 물어봐서 깜짝 놀란 것. 아직 아이가 성인 콘텐츠에 대해 이해할 나이는 아니지만 스마트폰을 이용한 성인 콘텐츠 접근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고 글을 남겼다.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수가 2000만명을 돌파했다. 스마트폰은 기존 핸드폰이 가지지 못한 다양한 기능으로 우리 삶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았다. 단순히 전화 통화를 하는 것을 넘어 게임을 하고 길을 찾으며 소셜 서비스로 인맥을 관리한다.

하지만 우리 삶을 편리하게 바꾼 순기능과 함께 역기능도 발생했다. 업무와 휴식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개인정보 누출에 대한 우려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다.

이런 역기능 중 하나가 성인 콘텐츠다. 사실상 손안의 컴퓨터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형태의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할 수 있고 인터넷도 언제 어디서나 접속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의 이러한 기능을 이용해 성인 콘텐츠도 활개 치고 있다. 특히 청소년도 성인 콘텐츠 앞에 무방비로 놓여 있다.

◇ 성인 인증 없이도 음란물 접근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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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안드로이드 마켓과 애플 앱스토어에 'sex'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관련 앱 목록이 검색된다. '카마수트라 섹스 체위', '소녀 섹스 일기' 등 제목만으로도 선정적인 앱들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한선교 의원의 오픈마켓 애플리케이션 현황 조사에 따르면 검색 금지어로 지정된 'sex', 'porno', 'adult' 등의 검색 결과 최대 3000여 건의 앱이 검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앱들은 다운로드에 제약이 없다.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은 별도의 제재 없이 검색된 앱을 다운 받을 수 있다. 애플 앱스토어의 경우 성인 콘텐츠 접근 시 17세 이상 이용 앱이라는 경고가 나오지만 실제 성인인지 확인하는 과정은 없다. 확인만 누르면 다운로드할 수 있다. 다운로드 후 설치가 이뤄진 뒤에는 성인 인증을 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바로 이용 가능한 앱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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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뿐 아니라 모바일 웹브라우저를 이용한 성인 웹사이트 이용도 가능하다.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성인 사이트 중에는 성인 인증 과정이 없는 사이트도 많다. 이런 사이트들은 노골적인 성행위 묘사 동영상이나 사진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음란물 유통, 전파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

국내 음란 사이트의 대명사라고 불리는 '소라넷'의 경우 수시로 바뀌는 인터넷 주소를 트위터를 통해 알린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지속적으로 차단하는 주소를 피해 계속해서 새로운 주소를 전달하는 것이다.

'소라넷 최신 주소는 http://○○○ 입니다', '국제 회선장애로 인해 현재 소라넷 첫 페이지가 연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서브섹션으로 직접 접속하시기 바랍니다 http://○○○' 등의 메시지가 리트윗 되며 우회 접속 경로를 전파한다.

◇ 보호 프로그램 있지만 효과는 낮아

음란물에 대한 청소년들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대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완벽한 차단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각 통신사는 자체적으로 청소년의 음란물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방법들을 시행하고 있다.

SK텔레콤 (251,000원 상승2000 -0.8%) 티스토어, KT (27,100원 상승150 -0.6%) 올레마켓, LG유플러스 (14,000원 상승950 -6.3%) 오즈스토어는 각각 불건전 앱의 등록을 막고 청소년 계정을 가진 이용자가 성인 콘텐츠를 검색하면 표시가 안 되도록 했다.

또 각 사는 청소년의 성인 콘텐츠 이용을 차단하는 앱을 사용자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SK텔레콤의 '그린T', KT의 '크린아이 모바일', LG유플러스의 '바이러스 터미네이터'가 그것이다. 이들 앱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음란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고 부모가 자녀가 받은 앱을 확인해 실행을 통제할 수 있는 기능 등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도 한계가 있다. 우선 실제 스마트폰 이용자와 계정이 다르면 소용이 없다. 즉 부모명의로 가입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청소년에 대해서는 통제할 방법이 없다. 또 스마트폰을 초기화하면 보호프로그램이 모두 삭제된다.

실제 이용률도 높지 않다. 그린T의 경우 티스토어에서 14만 7000명이 조회를 했으나 다운로드 수는 1만8500여건 정도다. 크린아이 모바일과 바이러스 터미네이터도 이용수가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돼야

이런 현실에서 관계자들은 좀 더 실효성 있고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기술적으로 청소년의 음란 앱 이용을 막는 연구와 함께 정책적으로 앱의 등록, 유통 등의 과정에서 다단계에 걸쳐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청소년의 스마트폰 개통 시 보호 프로그램 설치를 의무화 하는 등의 규정이 있다"며 "청소년에 대한 미디어 관련 교육부터 유해 매체 접근을 차단하는 기술적인 발전, 앱의 유통 단계별로 유해 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 등 근본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