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클린 뉴스

3회디지털에 희망을 싣고
목록

TV녹화 대행, 저작권 침해의 新모델?

사전예약 통해 녹화 후 다운로드...방송3사와 법적분쟁

김희정 기자  |  2007.12.11 09:50
사전예약 통해 녹화 후 다운로드...방송3사와 법적분쟁
인터넷 상의 저작권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공중파 TV 프로그램을 대신 녹화해주고 저가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가 등장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해당업체는 콘텐츠 자체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사적복제권'을 거들어 주는 정당한 서비스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저작권위원회의 판단과 상충되는데다 방송 3사가 이미 형사 소송을 진행하고 있어 서비스 정지 위기에 몰려 있다.

인터넷 상의 저작권 분쟁이 소리바다, 벅스의 음원 서비스에서 시작돼 최근 판도라TV 등 동영상 UCC업체들로 번지고 있는 와중에 이번엔 TV프로그램 인터넷 녹화 서비스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

논란의 중심에 놓인 곳은 엔터테인먼트 포탈을 내건 테라소프트. 이 회사가 운영하는 사이트 엔탈(www.ental.co.kr)에서는 사전 예약한 사용자에 한해 공중파 3사 TV프로그램을 녹화하고 방송이 끝나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이 정식 방송되기 전에 인터넷을 통해 예약해야 한다.

콘텐츠 자체를 파는 게 아니라, 녹화 서비스를 대신해 준다는 개념이다. 이때문에 과금은 녹화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10분당 25원. 60분짜리 드라마 한 편을 다운로드 받는데 드는 비용은 불과 150원이다. 다운로드 시간도 길지 않고 고화질로 즐길 수 있다.

30일 무제한 녹화서비스는 11000원, 30일간 100편을 녹화할 수 있는 쿠폰은 5500원이다. 얼핏 음원사이트의 무제한 정액제 이용요금과 비슷하다.

현재 공중파 방송사의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고화질로 '다시보기'를 하려면 편당 1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다시보기가 아닌 다운로드를 하려면 물론 추가 비용이 들고, 콘텐츠 앞뒤로 광고도 따라 붙는다.

엔탈은 홈페이지에서 '녹화된 파일은 이용자의 사적복제권을 통해 녹화된 것이며 개인적인 용도 및 가정 내에서만 이용해야 한다'고 공지하고 있다. 또 '서비스 받은 파일을 타인과 공유하거나 다른 사이트에 업로드하는 것은 불법행위이며, 이 같은 행위로 인해 법적인 분쟁이나 문제가 발생할 경우 회사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저작권법에서 인정하는 사적복제는 콘텐츠 이용자가 자신의 복제기구를 이용해 복제하는 경우에 한하고 있다. 제3자가 복제해서 상업적으로 유통하는 것은 저작권 위반이라는 것. 현행 저작권법은 같은 맥락에서 대학가 서점이나 문구점에서 참고서를 복사해 유포하는 것도 금하고 있다.

저작권위원회 관계자는 "저작권법은 복제 기구가 이용자 당사자의 것인 경우에 한해 사적복제를 허용하고 있다. 사적복제가 상업적으로 이용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며 저작권자의 허락이 없다면 명백한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전했다.

포털에 이어 동영상 UCC업체들을 조준하고 있는 방송3사 역시 새로운 저작권 침해 방식에 펄쩍 뛰고 있다. SBS관계자는 "형사 고소와 함께 모방송사의 경우 민사가처분 소송까지 진행하고 있지만 경찰 쪽 수사가 다소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할 때마다 콘텐츠 제작사가 뒤늦게 고소하는 형국이 반복되면서, 저작권 보호를 위한 사전적 틀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들은 "서비스를 개시하고 소송에 휘말리고 나서야 사후 처리에 급급하는 사례가 반복되서는 곤란하다"며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할 때부터 저작권 침해 가능성을 점검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