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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클린]게임狂 대학생이 '5살 아이'로

[연중기획]<6부>함께 만드는 'u-world' ④-1인터넷중독, 예방이 중요

김희정 기자  |  2007.11.29 12:20
[연중기획]<6부>함께 만드는 'u-world' ④-1인터넷중독, 예방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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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등촌동에 사는 정성자씨(50, 가명). 스물일곱 꽃다운 나이의 아들 문현우씨(가명)를 볼 때마다 가슴이 미어진다. 바위처럼 늠름했던 아들 현우씨는 현재 지능이 다섯살 수준이다.

모친을 알아보기는 하지만 정상적인 대화도, 일상적인 움직임도 불가능하다. 장대같이 큰 키에 심성이 착해 뿌듯하기만 했던 아들은 다섯살 아이로 돌아갔다. 할 수만 있다면 시간을 5년전으로 돌리고 싶다.

금쪽같은 아들이 청주의 모 대학에 입학했을 때만 해도 이런 일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저 집인 서울에서 먼 대학에 입학한 게 아쉬울 뿐이었다. 가끔씩 서울로 올라와도 이렇다할 다른 점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현우씨는 심각한 게임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그 또래 남자 친구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 그러했을 법하게 종종 게임방에서 '리니지'를 하며 밤을 새곤 했다.

현우씨가 아이템 거래를 했는지, 리니지 캐릭터로 용돈벌이에 나섰는지는 알 수 없다. 쓰러진 현우씨는 말이 없다.

5년 전 아들이 쓰러졌다는 연락을 받고 청주로 달려갔다. 여자친구와 늦게까지 게임을 하다 여자친구는 수업이 있어 먼저 일어났다고 했다. 수업에도 안들어오고 전화도 받지 않아 자취집을 찾았으나, 정씨는 문 앞에 쓰러져 있었다. 그게 전부였다.

의사는 무리한 게임과 불규칙한 식사를 반복하다 새벽 찬 공기를 맞은 게 뇌에 이상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이 무엇인지도 몰랐던 정씨로서는 이해할 수도, 이해되지도 않는 답변이었다.

서울로 데려와 입원을 시켰지만 1년 가까이 의식이 없었다. 기적처럼 깨어난 아들은 걸음걸이도 불편하고 말도 더듬더듬 잇지 못하는 장애인이 됐다.

정씨는 그저 현우씨가 깨어나 준 것만도 감사할 따름이다. 하지만 지방에 있다는 이유로 아들의 취미나 일상생활을 살뜰히 챙기지 못한게 뼈에 사무치게 후회가 된다.

"죽은 줄 알았던 아들이 살아서 저를 알아보니 그것만으로 하늘에 감사합니다. 하지만, 현우가 게임에 중독돼 있었고, 그게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위험한 일이라는 것을 몰랐던게 죄스럽습니다."

정씨는 신문에 게임중독으로 인한 범죄 기사가 나올 때마다 가슴을 쓸어내린다. "우리 아들은 본인이 쓰러졌어도 남을 해하지는 않았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즐거우라고 하는 게임인데..."

현우씨의 사례는 극단적인 예다. 모든 게이머들이 현우씨처럼 혼수상태에 빠질 정도로 게임에 몰입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현우씨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게임중독이 특정한 집단의 특정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현우씨처럼 반듯했던 아들 딸, 친구들도 어느날 갑자기 게임 중독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자신이 게임중독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서서히 게임중독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중독은 병이다. 일단 중독되면 헤어나기 어렵다. 게임중독은 그저 게임을 장시간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울증이나 대인관계 기피 등 사회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가치관이 형성되는 청소년기에 게임중독으로 정상적인 생활에 지장을 받으면 그 후유증은 더 심각해진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중독되기 전에 사전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안산공업고등학교는 올해 초 경기도 교육청과 함께 전교생 1750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중독 자가진단(K-척도) 검사를 실시했다. '잠재적 위험자'와 '고위험자'를 포함한 주의요망 학생이 66명에 달했다.

이 학교가 최근 K척도 검사를 다시 한 결과, 주의요망 학생은 131명으로 늘었다. 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학기 초의 학습 분위기가 느슨해지자 인터넷 사용이 급증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인터넷 중독을 막기 위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다.

안산공고는 사이버범죄예방활동단이 구성돼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u클린'을 실천하고 있어 그나마 인터넷 중독 실태가 모니터링 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학교는 학생들의 인터넷 사용을 일일이 지도하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 관계자는 "중독 증세를 보이는 이들 대부분이 병원이나 상담센터를 찾는 것을 꺼린다. 병원을 찾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편견을 먼저 버려야 한다. 치료는 그 후의 일"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을 접하게 되는 아동기부터 과도한 게임 플레이나 인터넷 이용을 막을 수 있도록 인터넷 습관을 바로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아이들이 컴퓨터 앞에서만 놀게 방치해서는 안되는 것.

스스로 인터넷 이용을 통제하기 어렵다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인터넷중독예방센터나 청소년위원회가 지정한 우수 기관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과다사용 조절 상담이나 인터넷중독 미술치료도 도움이 된다.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 관계자는 "일단 수면과 식사 시간을 규칙적으로 지키고 인터넷 사용 중에는 잠시라도 휴식을 취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시작이다. 일주일 중 하루는 인터넷을 하지 않는 날로 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인터넷중독은 치료가 더딘 만큼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