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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클린 2017]<4>VR·AR시대 부작용

서진욱 기자  |  2017.06.07 03:00
[u클린 2017]<4>VR·AR시대 부작용
머니투데이가 건전한 디지털 문화 정착을 위해 u클린 캠페인을 펼친 지 13년을 맞았다. 과거 유선인터넷 중심의 디지털 세상은 빠르게 그 범위를 넓히고 있다. 특히 AI(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은 전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AI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꺾는 ‘알파고 쇼크’ 이후 AI,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등 기술 개발이 활발하다. 우리 사회가 정보화 사회를 넘어 지능정보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는 것이다. 이같은 기술의 발전은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것으로 기대되지만 그 이면의 그늘도 피할 수 없다. 4차 산업혁명이 초연결로 표현되는 만큼 시공간을 초월한 사이버폭력, 해킹 등이 우려되며 정보 접근 정도에 따른 양극화 등의 부작용도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올해 u클린 캠페인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올바른 지능정보사회의 윤리문화를 집중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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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하지 않는 VR(가상현실) 시대가 본격 도래하면서 새로운 기술이 가져올 변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경제적 효과를 조명한 장밋빛 전망이 잇따르는 가운데 과의존, 선정성 등 부작용 우려도 높아진다. 건강한 VR 생태계 조성을 위해선 산업 진흥뿐 아니라 부정적인 측면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체변화 유발하는 VR, 각종 부작용 우려 나와=VR는 특정 환경 또는 상황을 컴퓨터로 만들어서 사용자가 실제 환경처럼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인간과 컴퓨터의 새로운 소통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현실 세계와 시·청각을 차단한 상황에서 VR 체험이 이뤄져 기존 디지털콘텐츠에 비해 훨씬 더 높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앞으로 VR 기술은 시·청각 중심에서 오감 모두를 느낄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VR 시대가 개막하는 것이다.

이런 특성 탓에 다양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VR 이용에 따른 어지럼증과 구토, 시력 저하 등 신체 변화는 가장 먼저 언급되는 문제다. VR 대중화를 늦추는 걸림돌이다. 이에 대해 기술 고도화로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신체뿐 아니라 정신건강까지 해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일부 사용자는 VR의 부작용으로 심각한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미래창조과학부·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발표한 ‘2016년 기술영향평가 결과 보고’(VR·AR)를 보면 유·소아와 우울·불안장애, 주의력 결핍 등 정신적 문제가 있는 이들은 VR 사용으로 위험한 수준의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최소 연령 기준과 보호자 수칙을 만들어 이런 문제를 예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선정성·정신적 혼란에 디지털 격차 문제까지=지나친 선정성과 자아 정체성 혼란 문제 역시 VR의 부작용으로 꼽힌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파일공유사이트 등에서 퍼지는 ‘VR 우동’ 문제로 VR 성인물이 청소년들에게 손쉽게 노출될 수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VR 우동’은 선정적이거나 음란한 VR 성인물로 ‘우동’이란 단어는 야한 동영상의 줄임말인 야동의 검색 제한을 피하기 위한 은어다. 성인 키워드를 검색할 수 없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주로 쓰인다.

현실 세계와 VR 공간을 구분하기 어려울 수준까지 기술이 발전할 경우 자아 정체성 혼란에 빠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현실과 VR를 혼동하거나 VR를 우선시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VR에 지나치게 집착해 실제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등 과의존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를 수 있다. VR 성인물의 높은 만족도 탓에 실제 부부 성생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영국 뉴캐슬대의 연구 결과와 비슷한 사례가 다양한 영역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VR기기와 통신망 등 인프라 보급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아 디지털 격차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역과 소득격차에 따라 VR 접근성이 크게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형남 숙명여대 교수(IT융합비즈니스전공)는 “차별 없는 VR 접근성 문제를 비롯해 부작용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체계적 예방책 마련해야…“‘사전교육’ 중요”=정부가 직접 VR산업 육성에 나선 것과 달리 VR 부작용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추진 중인 VR산업 육성정책에는 안전한 이용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다만 아직까지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았다. 정부와 사업자, 사용자, 학계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부터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VR의 긍정적 측면과 부작용을 종합적으로 다룰 수 있는 연구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신성만 중독상담학회장(한동대 교수)은 “지난해부터 정부 차원의 VR·AR에 대한 산업적 지원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예방 정책은 미비한 실정”이라며 “인터넷과 스마트폰 관련 정책처럼 산업 육성뿐 아니라 예방사업 역시 활발하게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예방체계를 본떠 전국적인 대응기관을 만들고 전문 상담인력 양성이 이뤄져야 한다는 말이다.

신 회장은 “1차적인 예방을 위해선 교육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아직 국내에선 VR·AR 상용화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올바른 사용법에 대한 강의와 홍보, 캠페인 등을 적극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VR·AR는 큰 시대의 흐름이기 때문에 막을 수 없다”며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기술과 기기를 어떻게 유용하게 잘 사용하느냐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