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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몰래 회원 가입, 이제는 안해요"

[제12회 u클린 글짓기·포스터 공모전]글짓기 부문/초등부 대상- 안청초 6학년 이찬혁

진달래 기자  |  2016.12.07 15:09
[제12회 u클린 글짓기·포스터 공모전]글짓기 부문/초등부 대상- 안청초 6학년 이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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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부모님이 제가 몰래 게임을 해서 화내시는 줄 알았어요. 부모님 말씀을 다 듣고 보니, 제 마음대로 회원 가입하고 그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12회 u클린 초중고 글짓기 포스터 공모전' 시상식에서 초등부 글짓기 부문 대상을 차지한 이찬혁군(안청초 6)은 자신의 경험담을 솔직하게 풀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군은 “개인정보 사용에 대한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올해 대상 수상작 ‘나의 개인정보는 소중하니깐.’에는 부모님 허락 없이 게임 웹사이트에 회원 가입했던 이군의 경험담이 담겨 있다. ‘게임 좀 할 수 있지’하는 투덜거림에서 ‘아 개인정보를 함부로 주면 안되는구나’하는 다짐까지. 어떻게 생각이 변하게 되었는지를 꼼꼼하게 글로 설명했다.

이군은 이번 공모전 참여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밝은 눈과 마음으로 소통하자’는 글로 u클린 공모전 보람상을 수상했다. 이군은 “지난해 우연히 학교 홈페이지에 올라온 공모전 포스터를 보고 참여했는데, 올해도 열린다고 해서 다시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들뜬 목소리로 대상까지 받을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평소 글 쓰는 것을 좋아해 여러 차례 글짓기 공모전에서 수상한 이군. 취미는 역시나 독서다. 두 살 어린 남동생과 같이 책 읽고, 아빠와 책 이야기를 하는 것이 즐겁다고 이군은 말했다. 책 읽기 외에 야구도 이군이 공부시간 외에 즐기는 운동이다.

“가장 좋아하는 책은 ‘어린왕자’에요. 책을 보면서, 어린왕자가 여러 행성을 여행하는 게 정말 부러웠어요. 저도 비행기 조종사가 되어서 어린왕자처럼 세계 곳곳을 다니고 싶어요.”



나의 개인정보는 소중하니깐.

“이 찬혁”
내 이름 석자를 부르는 엄마의 불호령 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공부한다는 핑계대고 몰래 핸드폰을 만지고 있을 때 등골이 오싹할만큼 누군가 나를 지켜보는 느낌처럼 뭔가 사고쳤다는 불안감이 감돌기 시작한다.
‘음~ 최근 내가 뭔 일을 했던가?’
도통 생각이 안난다.
“빨리 안 나와”
아까보다 날카로워진 목소리로 재촉하듯 부르는 소리에 더 이상 멈짓할 수가 없어 하던 숙제를 멈추고 거실로 나가 보았는데 엄마가 눈앞으로 핸드폰을 쑥 내민다.
‘뭐지’
뭘 보라는지 눈도 나쁘지 않는데 찾아 볼 수가 없다.
“이게 뭔지 아니.”
“음~ 아니요.”
“자세히 봐봐.”
엄마가 핸드폰으로 보여준 건 네이버 받은 메일함이었다. 받은 메일함 목록을 훓어내려가다보니 범상치않은 제목 하나가 눈에 띄기 시작하는데 그때부터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 날짜와 시간은 9월 10일 4시 59분, 보낸이는 “넷마블”
자녀의 게임 이용내역을 알려드립니다.
아래의 게임 이용내역 확인하기 버튼을 클릭하신 후 자녀의 생년월일을 입력하시면 게임 이용시간과 결제내역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제목을 읽고 내용을 열람하여 끝까지 읽어내려가는 순간 머리에 별이 번쩍 눈앞에 몽둥이 하나 스쳐지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아~ 죽었다.’
“넷마블에서 무슨 게임을 했니?
그리고 이렇게 이메일로 정보가 온다는 건 게임을 하고 안하고보다 중요한 건 그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했다는 소리인데 언제 가입을 했니?”
엄마의 쩌렁쩌렁 목소리에 작은 방에서 컴퓨터를 보고 계시던 아빠까지 방문을 열고 나오신다.
“뭔일이야?”
아빠가 나오자 엄마는 내가 야단맞을 일을 속사포처럼 보고하신다.
‘아~ 진짜 죽었다. 그냥 무료게임 잠깐 했을뿐인데...’
약간은 속상하고 억울한 느낌도 들었다. 친구들은 아무런 제재도 받지않고 게임을 하는 사이트이고 방송에서도 광고를 자주해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왜 나만 이렇게 게임했다고 난리인지 모르겠다. 솔직히 게임결제내역서처럼 보이는 이메일이긴 하지만 실제적으로 내가 한 게임은 무료게임이라 돈이 나가는 건 아니니 안심해도 되지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 엄마에서 아빠로 사건이 넘어가면서 나의 취조는 시작되었다.
“무슨 게임을 했니.”
“야구게임 마구마구요.”
“누가 회원가입을 했니?”
“제가요.”
“회원가입할 때 엄마한테 허락받았니?”
“아니요.”
“그럼 맘대로 회원가입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니?”
“아니요.”
“지금 엄마하고 아빠하고 무엇 때문에 화가 났을까?
“몰래 게임해서요.”
“그게 아니야. 게임을 했다는 것보다 중요한건 너는 14살미만이라 회원가입이 안돼. 회원가입을 하려면 부모님동의가 필요한데 그걸 도둑처럼 몰래했다는 거야. 그게 얼마나 중요한지 아니?”
나는 나의 주민등록번호 13자리를 외우고 있다. 주민등록번호는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모든 국민에게 발급하는 국민식별번호 제도로 내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증거다. 자기 주민등록번호를 제대로 외우지못하는 친구들앞에서는 나는 어깨가 절로 펴진다. 수학문제 하나 못 풀어도 적어도 주민등록번호 13자리를 틀리지않고 줄줄 외울수 있다는게 참으로 자랑스러운 일이라 생각했다.
“부모님동의도 없이 회원가입하는게 얼마나 무서운지 아니”
갑작스런 아빠의 한마디에 정신이 번쩍 든다.
“아니요.”
“지금 이 사이트가 사람들도 많이 가입하고 신뢰가 가는 사이트라 무조건 안심해도 되는게 아니야. 자칫 정보가 유출되면 너의 개인정보도 그냥 털리는거야. 지금은 아무일도 안 일어날 수 있겠지만, 작은 불씨가 큰 화마가 될 수 있듯이 자신의 개인정보는 정말 소중하다. 너가 아직 어려서 모르겠지만, 누가 너의 개인정보를 가지고 몰래 카드를 만들고 너의 개인정보를 가지고 사기를 치고 나쁜 목적으로 사용하면 어떡하니? 개인정보가 털리게 되면 사람들이 가장 걱정하는게 바로 잘못해서 나쁜 용도로도 쓰일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하라는 거야! 어른이 되어서도 아무 때나 회원가입을 하게 되면 내 정보가 그냥 줄줄 새어나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아빠도 신중하게 생각하고 가입하고 있단다. 또 엄마의 이메일주소를 내것처럼 함부로 쓰는것도 물론 좋은 일은 아니지.”
“네”
“아빠앞에서 약속하렴. 성인이 될 때까지는 함부로 동의없이 회원가입하지마렴.”
“앞으로 조심할께요.”
한참이나 아빠의 일장연설이 계속되고 훌쩍훌쩍 눈물콧물을 따 빼내고 온 몸과 마음이 녹초가 되어 잠을 어떻게 청했는지 기억도 못하는 하루가 지났던 그 날도 벌써 한달이 훌쩍 훌렀다. 그 순간을 떠올리면 지금도 아찔하다. 나의 앞날을 환히 비출 빛줄기가 모두 사라지고 캄캄한 어둠만 내 주위를 머물줄 알았다. 그 뒤로 나 때문에 동생까지 핸드폰에 담겨있던 모든 게임은 삭제조치되고 온라인영어학습과제를 끝내고 짬짬이 할 수 있었던 게임의 달콤함도 체벌대신으로 모두 봉인이 되었다가 겨우 해제되었다. 한달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개인정보와 연관된 단어만 나오면 새가슴이 되었고, 형 때문에 평소에 누리던 게임을 못하게 된 동생은 집에서 하소연을 못하니 등굣길에 투덜이로 변해 내 양심을 압박하였다. 하지만 봉인해제된 이 순간 게임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지만 왠지 조심스럽다. 물론 회원가입할 생각은 안한다. 무엇보다 내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내가 초등학생이라 회원가입이 절차가 어렵다고 어른들은 알고 있겠지만 실제 온라인상에서 회원가입절차는 정말 간단하다. 부모님의 핸드폰 인증번호로 동의를 받아야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사이트는 이메일동의로 인증절차가 간단한 경우도 있다. 확실히 통제를 하려면 절차도 까다롭게 해야하는데 이렇게 가입도 간단하니 당하는건 아무런 판별력없는 우리들이 아닌가싶다.
자연의 섭리처럼 구름이 바람의 흐름을 따라가듯 시간이 자연스레 흐르면서 눈에 띄는 큰 변화는 없다. 하지만 그 시간동안 나는 내가 몰랐던 나의 개인정보에 관한 소중함을 크게 깨달을 수 있었다. 큰 문제가 생기지않은 점은 나에게 행운인 것 같다. 가끔 뉴스를 통해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되면서 생기는 문제를 보게 된다. 큰 관심을 갖지않던 분야인데 지금은 한번쯤 되돌아보게 되는 일이다. 우리 부모님이 날 낳아주시면서 만들어준 이름 석자와 대한민국 국민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주민등록번호가 얼마나 소중한지 이번 계기를 알게 되었다. 앞으로 내가 무엇보다 올바르게 사용될 수 있도록 개인정보를 소중히 여기며 바르게 사용해야겠다.
‘나의 개인정보는 소중하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