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클린 뉴스

13회4차 산업혁명 시대, 달라진 u에티켓
목록

장난감 대신 준 스마트폰…자극에 중독 '팝콘 두뇌' 키운다

[u클린 2016]<10>한글보다 스마트폰 먼저 배우는 아이들

이해인 기자  |  2016.11.17 03:16
[u클린 2016]<10>한글보다 스마트폰 먼저 배우는 아이들
머니투데이가 건전한 디지털 문화 정착을 위해 u클린 캠페인을 펼친 지 12년째를 맞았다. 과거 유선인터넷 중심의 디지털 세상은 빠르게 그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차원을 넘어 사물과 사람, 사물과 사물을 연결한다. 인공지능은 발전을 거듭해 바둑에서도 사람을 넘어섰다. 드론은 정보수집, 물류, 이동수단 등으로 발전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정보화 사회를 넘어 지능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의 발전은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그 반대 편에는 짙고 넓은 그림자가 함께한다. 과거에는 사이버 폭력과 해킹 등 부작용이 유선 인터넷 세상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졌지만 오늘날에는 시공간을 초월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ICT 기술발전이 빨라지면서 사이버 부작용은 이제 인류 사회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올해 u클린 캠페인은 지능화 사회에 대비한 올바른 디지털 윤리 문화를 집중 조명해봤다.
image

#세 살배기 아들을 둔 A씨는 스마트폰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고 한다. 아이를 달래는데 스마트폰만 한 게 없기 때문. 몸이 고단해 잠시 쉬고 싶을 때 혹은 설거지 등 집안일을 해야 할 때 스마트폰 하나면 아이를 쉽고 간단하게 달랠 수 있다. A씨는 “결혼 전에는 업무 때문에 필수였다면 이제는 아이 때문에 필수가 돼버렸다”며 “외출할 때도 애니메이션 몇 개만 담아가면 어딜 가든 안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30대 여성 B씨는 최근 고민이 생겼다. 스마트폰 중독 증세를 보이는 아이 때문이다. B씨 딸아이의 나이는 올해 4살. 아이는 아빠와 엄마가 퇴근하고 집에 오면 바지 주머니를 만지면 스마트폰부터 찾는다.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유명 애니메이션 몇 편을 보여준 게 화근이었다. 아이가 스마트폰을 통해 동영상을 보는 재미에 푹 빠진 것. B씨는 “스마트폰은 아이가 손에 쥐고 보는 만큼 화면이 가까운데다 보는 자세가 나쁜만큼 시력 저하 등 제대로 된 발육이 이뤄지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그러나 주지 않으면 떼를 쓰고 우는 바람에 결국 주게 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중독 문제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성인들의 문제로 여겨졌던 스마트폰 중독이 청소년을 넘어 영유아까지 빠르게 확산되다. 과도한 스마트폰 중독은 신체 발달기 건강은 물론 자기조절 등 정서적인 측면에서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학부모들이 영유아기때부터 인터넷과 스마트 기기에 대한 올바른 사용습관을 익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장난감 대신 건 낸 스마트폰…12만 유아 ‘중독’=육아정책연구소가 발표한 ‘영유아 스마트폰 노출 실태 및 보호대책’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영유아의 스마트폰 이용률은 53.1%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스마트폰 최초 이용 시기는 평균 2.27세. 만 3세가 되기 전에 이미 스마트폰에 노출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0세부터 만 2세 영아의 평균 스마트폰 이용 시간은 32.53분으로 만3~5세 사이 유아(31.28분) 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중독’ 증세를 보이는 영유아도 1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스마트폰 중독 인구는 580만명. 이 중 유아동 스마트폰 중독자 수는 12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튜브나 앱마켓에서 키즈 콘텐츠가 활발히 소비되고 있다는 점은 영유아의 스마트폰 활용이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유튜브 통계 분석 사이트 소셜블레이드에 따르면 가장 많이 본 채널 상위 10위권에 유아동을 대상으로 한 채널 2개가 이름을 올렸다. 이 중 3위에 오른 디즈니 장난감을 리뷰 채널 ‘펀 토이즈 콜렉터 디즈니 토이즈 리뷰’의 총 조회 수는 약 120억회로 2위에 오른 글로벌 팝스타 저스틴비버 채널의 조회 수와 13억회 가량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키즈 채널 하나가 글로벌 팝스타에 맞먹는 위력을 가진 셈.

IT서비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대중문화 콘텐츠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키즈 콘텐츠”라며 “굵직한 인터넷 서비스 플랫폼 사업자들이 키즈 콘텐츠 창작자 육성에 나서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image

◇좌뇌만 지속 자극…ADHD로 발전하기도=전문가들은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스마트폰에 노출될 경우 ‘우뇌 증후군’을 불러올 수 있다며 부모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스마트폰의 화려하고 강한 자극이 좌뇌를 지속적으로 자극, 우뇌 기능을 상대적으로 떨어뜨리게 된다. 우뇌는 집중력, 사회성, 공간지각 능력 등을 담당한다. 뇌의 불균형은 우뇌 증후군을 초래, 한 가지 행동이나 물건에 집착하거나 심하면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틱장애 등의 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스마트폰의 화려한 색감과 빠른 변화에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아 과도한 자극에만 반응하는 ‘팝콘 브레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공공 과학도서관 학술지 ‘풀로스원’에 실린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뇌의 생각 중추인 회백질의 크기가 줄어들어 뇌가 팝콘처럼 톡톡 튀어 오르는 감각적인 것에만 반응하고 현실에는 무감각해진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아이들이 종이책에 흥미를 보이지 않는 이유다.

성장 장애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스마트폰을 볼 때 화면을 내려다 보는 경우가 많아 아이들에게도 거북목, 척추측만증 등이 생길 수 있다는 것. 눈 깜빡임이 줄어 안구건조증이나 근시를 가져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두개골이 작고 얇아 휴대전화의 전자파가 뇌에 더 깊이 침투할 가능성도 높다. 어른과 같은 전자파에 노출돼도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점들은 아이가 성장하는 내내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남길우 한국정보화진흥원 미디어중독대응팀장은 “영유아기 아이가 스마트폰을 잘 다루면 칭찬하는 부모도 있는데 정말 위험한 행동”이라며 “말랑말랑한 두뇌가 스마트폰에 몰입해서 생기는 위험성이 얼마나 큰지 현재로서는 짐작조차 어려운 만큼 부모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