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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배우는 초등학생들…"숙제검사 프로그램 만들래요"

[u클린 2016]<9>'SW선도학교'로 본 한국 IT교육 현주소

김지민 기자  |  2016.11.03 05:38
[u클린 2016]<9>'SW선도학교'로 본 한국 IT교육 현주소
머니투데이가 건전한 디지털 문화 정착을 위해 u클린 캠페인을 펼친 지 12년째를 맞았다. 과거 유선인터넷 중심의 디지털 세상은 빠르게 그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차원을 넘어 사물과 사람, 사물과 사물을 연결한다. 인공지능은 발전을 거듭해 바둑에서도 사람을 넘어섰다. 드론은 정보수집, 물류, 이동수단 등으로 발전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정보화 사회를 넘어 지능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의 발전은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그 반대 편에는 짙고 넓은 그림자가 함께한다. 과거에는 사이버 폭력과 해킹 등 부작용이 유선 인터넷 세상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졌지만 오늘날에는 시공간을 초월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ICT 기술발전이 빨라지면서 사이버 부작용은 이제 인류 사회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올해 u클린 캠페인은 지능화 사회에 대비한 올바른 디지털 윤리 문화를 집중 조명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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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하게 출석체크를 할 수 있는 표를 만들고 싶어요.” “숙제를 했는지 안 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면 담임 선생님 일이 많이 줄어들 것 같아요.”

지난달 19일 오후 2시 서울 이태원초등학교 5학년 교실. ‘우리 반을 지금보다 좀 더 스마트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라는 선생님의 질문이 나오기 무섭게 학생들의 손이 머리 위로 재빨리 올라갔다. 선생님의 지목을 받은 학생들은 자신들이 만들고자 하는 프로그램의 의도를 설명하고 알고리즘의 과정을 차분히 설명했다. 등교 후 출석 여부를 직접 기록하는 ‘출석체크 알고리즘’을 만든 임유정 양은 “교과서로 배우는 것은 지루했는데 직접 컴퓨터로 해보니 너무 재밌다”며 “수업 시간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SW) 중요성이 날로 부각 되고 있다. SW가 한 나라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심축으로 부상하면서 SW 인재양성에 어느 때보다 관심이 많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소프트웨어적 사고를 하는 습관은 반드시 필요하고 기왕이면 어릴 적부터 길러 나가는 것이 좋다는 이른바 SW 조기교육론이 힘을 받고 있다. 스티브 잡스와 애플을 창업한 ‘PC의 아버지’ 스티브 워즈니악도 “온라인 교육은 교육의 미래가 될 것”이라며 “아이들에게 코딩을 가르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할 정도니 말이다.

◇“SW는 스스로 생각하는 과정”…배우는 학생도 가르치는 선생님도 만족도 ‘쑥쑥’=“흥미를 끄는 놀이나 활동 중심으로 수업을 이끌다 보니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는 학생들이 많아졌습니다. SW란 결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을 말하는데, 아이들이 이런 부분을 어려워하지 않고 흥미롭게 받아들이고 있어서 뿌듯합니다.”

강윤지 이태원초등학교 교사는 “SW교육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교육이라는 점을 새삼 느끼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태원초등학교는 2년 전 SW선도학교로 지정돼 1~6학년까지 전교생을 대상으로 정규교과, 방과후 학교,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SW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SW선도학교는 공교육에서 SW교육의 기틀을 잡자는 취지에서 시행됐다. 중고등학교는 2018년부터, 초등학교는 2019년부터 SW과목이 필수과목으로 지정되는데 따른 준비 작업이기도 하다. 국내 1만1526개 초중고등학교 중 SW교육을 연구하고 실행하는 SW연구·선도학교 수는 지난해 160곳에서 올해 900곳으로 늘었다. 정부는 내년까지 SW연구·선도학교를 1500곳(13%)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SW 선행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느끼는 만족감은 컸다. 민동주 양은 “선생님이 화이트보드에 준비물 안 챙겨온 친구들 이름을 일일이 적는 것을 보고 좀 더 편리한 방식으로 준비물을 가져왔는지 체크할 수 있는 판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가 생각한 것을 친구들과 얘기할 수 있고 그대로 만들어서 사용해 볼 수 있어서 신기하고 재밌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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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도 SW교육을 진행한 이후 확 달라졌다는 평가다. 강 교사는 “SW교육의 가장 큰 장점이 아이들 스스로 문제점을 생각하고 이를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인데, 실제 아이들의 생활 속에서 이런 점들이 드러나고 있다”며 “친구들과 서로 의견을 나누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것들이 습관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SW교육의 파급력은 상당하다. 안산해양중학교 학생들은 SW선도학교로 지정된 이후 이전과는 다른 생활을 경험하고 있다. 이 학교 SW교육 운영책임자인 조광근 교사는 2, 3학년 학생들과 로봇봉사동아리를 만들어 토요일마다 안산 지역 다문화가정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로봇과 SW활용법을 가르치고 있다. 미래 ‘보안전문가’를 꿈꾸고 있는 강동규(안산해양중 2학년)군은 ”2년째 봉사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는데 매번 동생들을 만나다 보니 즐거우면서 책임감도 생긴다“고 소감을 전했다.

◇SW연구·선도학교, 1년새 160→900개교 …美·英에 비해 교육 시간 부족=SW교육의 기회가 과거에 비해 많아지긴했지만 교원 수나 교육 시간 등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이 많다. 현재 초등학교 교사 중 SW교육을 경험한 교사 수는 4.7%에 불과하다. 정부는 2018년까지 초등 5, 6학년 담임교사 6만명에 대한 SW교육을 실시해 학교당 1명의 핵심교원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2017년까지 중학교 정보·컴퓨터 자격증 소지교원 1739명 전원에 대한 연수도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정부는 SW선도학교와 같은 제도적인 기반 마련과 함께 각 학교에 컴퓨터 지원, 노후 컴퓨터 교체 등 인프라 개선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미래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 초중고의 97%가 컴퓨터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5년 이상 노후PC로 교체가 필요한 컴퓨터는 33.9%에 달한다.

SW교육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한 영국, 인도, 중국 등에 비해 수업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초중고등학교 소프트웨어 교육시수는 △인도 600 △이스라엘 550 △영국 360 △중국(북경) 212 △일본 125 인데 반해 한국은 51시수에 그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일본, 이스라엘, 영국처럼 학교 여건에 따라 교육과정을 직접 운영하는 방식을 취하고는 있지만 SW교육을 위한 교육시간 확보가 현실적으로 녹록치는 않은 상황이다.

미국은 2011년 미국컴퓨터학회(ACM)와 미국 컴퓨터과학교사협회(CSTA)가 공동으로 ‘컴퓨터과학교육표준’을 발표해 주별로 선택이나 필수 과목으로 SW를 가르치고 있다. 영국은 2013년 영국 컴퓨터 협회(BCS)를 중심으로 초중등 컴퓨팅교육 표준 모델을 마련, 만 5세부터 컴퓨팅 교육을 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SW교육을 시작하는 우리나라에 비하면 상당히 빠른 조치다.

일본에서는 중학교 3년간 가정·기술 수업 175시간 중 정보처리 수업 시간을 55시간 이상 실시하고 고등학교에서는 ‘사회와정보’, ‘정보의과학’ 두 과목을 필수 교과목으로 선정해 가르치도록 했다. 미래부와 교육부는 차기 교육과정 개정 시 SW교과를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수학, 과학 등 다른 과목 시간에 SW를 활용해 교육할 수 있도록 융합, 교육과정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